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법조인’의 사회적 위치와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법조인에 대한 선망도 두터워서 누구나 어렸을 적 한번쯤은 장래희망으로 법조인을 꿈꿔보기도 했을 것이고, 내가 될 수 없으면 사돈의 팔촌이라도 법조인 한두 명 알아 두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또 법조계에 대한 관심은 어찌나 많은지 TV드라마, 소설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며 때로는 정의를 수호하는 멋진 주인공으로, 때로는 법의 촘촘한 그물망을 피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악당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신문이나 뉴스에는 좋은 일이건 아니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다. 하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사실이 있으니, 바로 이 법조인들도 ‘직장인’이라는 것이다. 정의의 수호자든, 비리를 저지르는 악당이든 간에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우리와 같이 매달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검사내전』은 ‘검사’란 직업을 가진 한 직장인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부제에 걸맞게 작가가 검사 생활을 하며 겪은 수많은 사건들을 통해 만난 사람과 세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직업 체험기다. 제1장 ‘사기 공화국 풍경’에서는 요지경 세상 속 다양한 사기 기술과 사기를 치는 사람, 사기에 당한 사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모습을 풀어내고, 제2장 ‘사람들, 이야기들’은 검사라는 직업 덕분에 들을 수 있지만, 검사라는 직업 특성 상 의심해야만 했던 ‘사람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3장 ‘검사의 사생활’에서는 검찰이라는 조직의 민낯과 직장인으로써의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제4장 ‘법의 본질’은 오랜 시간 법을 가까이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법과 법조인의 한계, 개혁의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검사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고 한다. 소명의식은 별로 없다고, 여러분과 같다고, 나도 지겨운 회사생활을 겨우겨우 영위하고 있다고. 그러나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한다. 새벽마다 새 아침을 열어주는 청소부처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사는 것도 할 만하다고. 이 쯤 되면 본인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모범 직장인이자 읽어볼만한 꽤 괜찮은 직업 체험기 아닌가 싶다. 심지어 재미도 있다. 김 웅 1970년 전라남도 여천군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사법 시험에 합격한다. 인천지검에서 첫 검사 생활을 시작하여, 부부장검사, 법무부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장을 거쳐 현재는 자신이 처음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인천지검에서 공안부장으로 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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