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우치누마 신타로, 아야메 요시노부 지음 / 한스미디어 / 2018 ▶ 013 우86ㅊ
일 년에 책 한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이 많은 요즘이라 해도 ‘책’과 관련된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옛 모습을 간직한 ‘학습서 파는’ 서점은 눈에 잘 띄지 않을 지라도, SNS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새로운 ‘독립’ 혹은 ‘작은’ 서점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SNS 안에서는 한 줄의 시 또는 인상 깊은 소설의 한 구절을 담은 사진들이 무수히 올라온다. 또한 책은 읽지 않을 지라도 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사은품을 얻기 위해 온라인 서점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책을 구입하는 이들까지 있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은 한국 사회에서 ‘책’을 둘러싼 이들의 새로운 생각을 담은 책이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29명을 인터뷰하고 그들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의 작은 책방, 독립 서점의 주인들과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색다른 방식으로 책을 펴내는 출판사, 출판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소장, 기존의 잡지와는 다른 방식을 지닌 잡지의 편집장, 인기 온라인 서점, 서점의 형태를 빌린 문화 공간을 운영하는 운영자 등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작은 서점이 자리 잡은 일본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일본 서점 경영자와 편집자가 한국의 ‘책’과 관련된 변화를 본다는 것이 흥미롭다. 사업을 하더라도 신중을 기하여 섣불리 서점 운영을 시작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한국의 서점은 ‘어디 한번 서점을 해볼까?’라고 호기롭게 서점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 이 호기로움은 새로 생기는 서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사은품을 만들어 파는 온라인 서점이나 책과 출판 환경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소, 자신만의 기획 의도를 가지고 책을 출간하는 1인 출판사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은 한순간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내지만 책은 한 권에 담긴 메시지를 다 읽을 때까지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 한 권을 다 읽어냄으로써 독자들은 책의 메시지에 매료되는 건 아닐까 매력적인 책에 대해 더 논하고 싶어서, 작은 서점들은 저마다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진열하고 저자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며 독서모임을 진행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책과 관련해 창의적이고 열정이 가득 담긴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독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멋있는 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우치누마 신타로 일본 서점 B&B(맥주와 책, 매일 강연회가 있는 서점)의 공동 운영자이자 북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각종 기업과 브랜드, 공공 기관 및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책을 큐레이션하고 제안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저서 『책의 역습』의 한국어판 출간 기념 강연을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가 서점 붐과 독립 출판의 열기를 느끼고, 본 저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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