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하루 종일 쓰고 또 썼다. 매일 아침 6시에 편의점 문을 열어 김밥과 도시락, 샌드위치를 진열하고 나면 출근 피크 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중략) 앉았다 일어섰다 요동을 치는 와중에도 글을 써 내려갔다. 도대체 어디에 이렇게 발표할 것이라는 대책도 없이 그저 무작정”(p.270 에필로그) 편의점의 카운터 너머에 대하여 궁금해 했던 적이 있던가 「매일 갑니다, 편의점」은 6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아저씨’가 알려주는 편의점 카운터 너머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이다. 겨울이 오면 호빵기와 군고구마를 조리하고 온장고를 늘려 가동하며 핫팩을 발주한다. 여름이 오면 탄산수를 가득 채우고,매장 앞에 파라솔을 펼치고 얼음 컵을 냉동고에 가득 채운다는 주인장의 이야기. 편의점을 친숙하게 이용해 본 독자라면 편의점의 사계절을 공감할 것이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한때 없어서 못 팔 정도였던 감자과자 ‘허니버터칩’의 그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가장 가까이서 체감한 사람들은 편의점, 마트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그 중 한 명인 작가의 경험담이 글에 담겨있다. “편의점을 하면서 내가 누군가의 청탁 전화를 받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허니버터칩 열풍 때가 그랬다. (중략) 친척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외가 쪽 머~언 친척이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 전화해서는 ‘내가 승진하는 데 꼭 필요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면서 허니버터칩 몇 박스를 부탁하기도 했다.”(p.133)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가까이 있어서 스쳐지나가는 공간이라 생각된 편의점이 좀 더 친숙해 질 것이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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