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 더퀘스트 / 2017 ▶ 511.1813 아19219ㄴ
“몸 내부와 외부의 모든 입력신호들의 이유에 관해 당신의 뇌가 최선으로 추측한 것이 곧 당신이라고 할 수 있다.”(243p) 모든 인간은 자아가 있지만 그 자아라는 것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형성되는지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철학과 종교, 신경과학을 넘나들며 자아의 실체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코타르증후군, 알츠하이머, 신체통합정체성장애, 조현병, 이인증, 자폐증, 유체이탈, 황홀경 간질 등 자아를 찾아가는 8개의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아가 왜곡되고 상실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아의 부재를 통해 자아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자아는 대상적 자아, 주체적 자아, 서사적 자아 등으로 범주를 나눌 수 있다. 서사적 자아는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일관된 스토리, 즉 기억이다. 알츠하이머가 침범하는 곳은 서사적 자아다. 스토리가 형성되기 전부터 존재하는 것은 감정의 주체인 주체적 자아이고, 연속한 기억들이 모여 대상적 자아를 만든다. 자아가 내 몸과 감각, 내부와 외부 세계의 조화 속에 존재할 때 우리는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를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화에 균열이 생길 때 사람은 혼란을 빠진다. 예를 들어, ‘조현병’은 자아성의 기초적인 형태에 문제가 생겨 내부와 외부의 세계가 무너지고 우리 행위에 대한 주체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느끼게 하는 감각인 주체감이 상실되는 형태다. 자신이 실체라는 느낌이 저하되고 독립체로서의 느낌이 줄어들어 자기 발생적 행위와 외부에 의한 행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뇌’와 관련이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저자는 자아는 우리 의식과 멀리 떨어져 존재하는 독립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는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불교의 ‘무아(無我)’로 책을 마무리한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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