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얼핏 보면 인간만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아침이면 지저귀는 새,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 강아지, 고양이들도 있지만 그 중 단연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은 바로 식물이다. 식물이야말로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목격할 수 있다. 도로변에 보이는 가로수, 학교 정원과 공원 화단에 핀 꽃들, 사무실에서 키우는 작은 원예식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식물이 없다면 그야말로 삭막한 회색 도시가 될 것이다. 미세먼지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요즘 실내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공기정화 식물도 인기이다.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원예 식물에 관심이 있거나 어딘가에서 선물 받아 이름도 모른 채 정성스럽게 키우고 있는 식물이 있다면 이「식물 읽어주는 아빠」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용태 저자는 그림책을 공부하는 일본 유학 중 골목길에서 만난 식물에 빠졌다. 원예전문학교를 다닌 이후 아이들에게 그림책과 식물을 매개로 원예교육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드는 생각과 식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얻는 상상력을 통하여 40여 개의 식물을 에세이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꼽히며 봄이면 놀이동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꽃인 튤립은 30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이 꽃으로 투기를 해서 엄청나게 돈을 번 사람도 있어 ‘튤립꽃 광(狂)시대’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 점령당한 네덜란드 사람들은 튤립 알뿌리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여 사람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식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책의 마무리 장에는 아이와 식물이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과 소개된 식물에 대한 작은 도감이 있어 처음 식물을 키우고자하는 입문자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식물 기르기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들의 고향이 어디인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어떤 유래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더욱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다른 생명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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