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들꽃 장학금

임칠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12/09 [16:13]

들꽃 장학금

임칠호 논설위원 | 입력 : 2019/12/09 [16:13]
들꽃 장학금

평생 가족만을 위하여 외길을 걸어온 지인이 암과 싸우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는길'로 갔다.

요즘은 악성 질환이 심하여 한참 일할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이별이 잦아 마음 아픈 소식을 접하는 것은 나의 경우 만은 아닐 것이다.

한자의 암癌은 입口을 셋이나가지고 있어 山과 같은 육체라도 무너트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풀이는 근사近似한 것도 같다.

가장이 쓰러졌으니 간호에 지친 아내와 이제 겨우 학교와 군무 軍務를 마친 자녀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슬픔을 이기며 장례를 마친 가족들은 장학재단에 성금을 출연 하며 아버지의 이름을 간직하고 싶다고 하였다.

'들꽃 장학금'이라는 이름과 함께......

장학금 명칭이 시사 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아서 부인에게 문의 하였더니 "우리남편은 들꽃처럼 살았습니다. 소나 염소가 뜯은 상처 자리에 새순을 내어 꽃을 피우는 들풀처럼 살았습니다. 자기를 위하여는 밥 한그릇 옷 한벌 사 본 일이 없습니다. 한달 수입을 봉투째 내어  놓으면서도 자기에게는 매정한 분이었습니다."

 

           들꽃

누구도 마다하는이 없는 이웃 아저씨 같은꽃

쓸고 닦는 수줍은 아낙 같은꽃

찿는이 없는 골짜기를 어깨동무로 지키고있는꽃

가뭄에 목마르고 홍수에 마음졸여 핀꽃

소가 뜯은 자리에 ?의수 義手를 내고

염소가 자른 뿌리에 의족義足을 내어 버티고 있는꽃

태풍이 몰아 칠땐 껴안고 함께 우는꽃

천자 만홍 千紫萬紅?도 흐드러짐도 마다하고 무위자연 無爲自然에 취한 꽃

머리에 수건을 이고 사신 어머니 같은꽃

무서리 내리는날 향기토吐?하여 한해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하고 다소곳이 흙에 묻이는 꽃

 

평생 들꽃처럼 살다간 G형, 하늘나라 가서 이세상 소풍 아름다웠다고 말해 주십시요 .

들꽃 향기 속에 영면하십시요.

기탁한 장학금은 들꽃처럼 피어나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하여 사용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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