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대통령 취임사 (提案)

홍석기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03/28 [11:05]

대통령 취임사 (提案)

홍석기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03/28 [11:05]
홍석기 칼럼니스트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대통령 취임에 즈음한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천 년의 미래를 위해 제가 실천하고자 하는 “국가 통치 전략 12가지”를 수립하였습니다. 
 
K-Pop, K-Golf, K-Drama, K-태권도, K-Culture 등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습니다. 김치, 만화, 한류, 김밥 등이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록되었습니다. 한국은 반도체, 조선 산업, 철강, 인조대리석, 타이어, 피스톤 등 세계 최고의 기술과 품격을 자랑하는 국가입니다. 이런 나라의 대통령으로 뽑아 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다음 사항을 실천하기로 국민 여러분들께 약속합니다.    
 
첫째,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저는 호남의 대통령이 아니고 경상도의 지도자가 아닙니다. 제가 다스리고 통치하고, 떠받들어 모셔야 할 대상은 서울 경기 강원 충청이 아니라, 전국에 계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MZ나 페미의 리더가 아니며, 어느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층만을 위한 통치자가 아니라, 전 국민을 위한 머슴이며 심부름꾼입니다. 모든 국민들의 나이 고향 국적을 묻지 않고 학력 전공을 따지지 않겠습니다. 
 
특히, 인재를 임용하고 선발할 때는 특정 지역이나 학벌을 따지지 않으며, 전국에 숨어있는 인재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은 해당 지역구의 발전을 위해 그 지역에서 선출된 분들이라, 지역을 따지고 고향을 묻는 게 당연하지만,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둘째, 역사의 잘잘못을 캐묻지 않겠습니다. 과거를 따지지 않겠습니다. 헤겔과 E.H Carr 가 주장했듯이 역사는 “사실(Fact)의 문제”이지 해석의 문제가 아닙니다. 좋은 역사, 슬픈 역사, 잊어 버리고 싶고 지워버리고 싶은 역사 등 모든 역사에 대한 해석은 저마다 다를 수가 있습니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역사를 들먹이며 국민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엄연히 존재하는 역사와 기록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국민을 희롱하고 분열시키며, 미래를 농락하는 위선자(僞善者)의 농간(弄奸)일 뿐입니다. 고대사와 근대사, 현대사 모두 소중한 우리의 역사이며, 세계사나 국사, 문화사나 예술사, 정치사 등 분야별 각각의 역사 또한 소중한 기록입니다. 이를 제멋대로 해석하고 좌지우지(左之右之) 하는 것은 후손들에 대한 예절이 아닙니다.
 
셋째,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든, 5천만 국민을 다스리는 통치자와 지도자는 무식하고 게으를 자유가 없으며 아플 권리도 없습니다. 이는 국가에 대한 “도덕적 사명(使命)”이며 국민에 의한 “정언명령(定言命令)”입니다. 막연한 상상으로 경영을 하거나 “과거의 잔머리”로 미래를 움직이고자 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저는 훌륭하고 지혜로운 가신(家臣)을 곁에 두고, 세상을 움직인 “고전(古典)과 명저(名著)”를 탐독하며 국가 통치의 지혜를 찾도록 하겠습니다. 리더는 똑똑해야 하며, 멍청하지 않아야 하며, 일부러 머리 나쁜 척하면 죄악입니다. 리더는 발 뻗고 잘 시간이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일할 능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거나, 저 자신이 무식해서 “국가를 경영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언제든지 물러나겠습니다.
 
넷째,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글로벌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하겠습니다. 작고 힘없는 국가들과 어울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계 최고의 나라들과 어깨를 겨루고 함께 경쟁하겠습니다.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이 부러워하는 지도자가 되어, 40대의 마크롱 대통령, 70대의 바이든 대통령, 전임 독일의 메르켈 수상과도 어울리며 국가 위상을 높이고 배우겠습니다. 
 
어쩌다 방문한 국가에 가서 “글로벌 매너와 에티켓”이 서툴러 실수를 저지르고 망신을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 세상 어느 나라, 어느 곳을 가도 촌스럽지 않도록 주의하고, “우아한 품격과 품위 있는 언행”으로 존경을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유능한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겠습니다. 각 부처 장관이나 비서진을 제대로 뽑겠습니다. 우수 인재는 국내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국적과 관계없이, 원하는 보수를 주면서까지 모셔오겠습니다.

임용한 후 말썽을 일으키지 않을 인재를 제대로 고르는 것도 “지도자의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부 좀 했다는 교수나 신세를 진 관료출신들로 채우지 않겠습니다. 개념 없는 사람들 앉혀 놓고 힘들어 했던 전례가 많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경험과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찾고 등용하겠습니다. 
 
깊이 있는 연구나 수준 높은 공부도 하지 않은, 게으른 학자들이 허울좋은 자리에 앉아서, 일마다 그르치고, 가는 곳마다 망신당한 사례가 많습니다. 능력 있는 인재들을 영입하여, “국가 발전과 국민 평안”을 위해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도록 주의를 주겠습니다. 자리와 직위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재산 증식이나 가문의 평안(平安)을 위해 권력을 이용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섯째, 세상에서 제일 바쁜 기업경영자들을 아무 때나 청와대나 관청으로 부르지 않고, 공장과 농어촌을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때로는 밤중이나 새벽에 예고 없이 찾아 뵙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보고 듣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겠습니다. 현장을 모르고 함부로 명령하거나 지시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위 관료라고 하여 그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경영환경이나 산업의 흐름을 모르면서 기업 경영에 관한 법령을 제멋대로 뜯어 고치고, 입맛에 따라 좌우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근로자들의 말만 들을 게 아니라 기업 경영자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그들의 고통을 해결해 줘야 일자리가 늘어날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일거리와 청년과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관청의 책상”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공장과 산업 현장, 농어촌의 논밭과 어장(漁場)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밤새워 일해도 부족한 현장에 가서 “주 52시간 운운”하는 것은 그들의 현실을 외면한 허울좋은 정치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어느 이익단체나 집단의 주장만 들을 게 아니라, 그와 다른 단체나 반대의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과 생각을 모으겠습니다.  
 
일곱 번째, 저부터 외국어를 다시 공부하고, 다양한 외신들을 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연구하겠습니다. 수준 높은 비서진들과 함께CN, BBC, NHK 등 여러 외신들을 살펴 보면서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겠습니다. 이제 한국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한시라도 늦게 파악해서는 안 되며, 안보와 경제, 교육에 관한 소식은 앞서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저의 집무실 책상에는 New York Times, Financial Times, Le Monde 등이 놓여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조간 신문을 읽고 밤중까지 집무실에서 고전을 읽어서 문화와 교양을 높이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매월 BBC, CNN, Al Jazeera 등 외신기자들과 회합을 하고 그들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전 세계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과 “글로벌 친교(Global Community)”를 쌓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에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들에게 불만이 없도록 하고, 그들이 질문할 기회를 충분히 주어서 좋은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겠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외국인들을 모시고, 매월 정례회의(Monthly Meeting)를 하거나 정기적인 회합을 하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할 듯 합니다. 송도 국제도시에 외신기자들을 위한 건물과 숙소를 지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덟 번째, 분기별로 한 번씩 “대국민 기자회견”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겠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을 막지 않고, 많은 질문을 하는 기자 또는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Pressure Questions)”을 하는 기자들에게는 포상하겠습니다. 기자회견 시간을 정하지 않고, 질문의 주제에 제한을 두지 말고,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여건과 상황을 만들어, 민의를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따질 듯이 덤빌 수 있는, 용감한 기자를 칭찬하고, 딱히 언론사 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길거리 토론”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을 존중하겠습니다. 가짜 언론과 거짓 정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국가 발전에 해악을 끼치고, 국민 통합을 방해하며, 의도적으로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쓰레기 언론은 과감히 징벌(懲罰)하겠습니다. 
 
아홉 번째,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 교육 등 모든 분야의 직무와 정책을 대통령이 다 맡아서 통치하려고 하지 않고, 정략적(政略的)인 국회의원들이 일일이 간섭하면서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회가 할 일이 있고, 장관이 책임질 범주(範疇)가 있으며, 대통령이 다스려야 할 범위가 있는 것입니다. 국무총리의 일을 대통령이 하거나, 국회의원이 장관을 뛰어넘어 아무 때나 나서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체면과 명분 때문에, 알지 못하는 일을 맡아 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고, 특정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길 것입니다. 해당 부처 장관들에게 책임을 주고,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밀어주겠습니다.

그래야 책임도 물을 수 있고, 잘잘못을 따질 수도 있습니다. 국회가 정부 정책을 좌우할 수 없도록 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임기가 보장된 고위 공직자라 해도 법에 어긋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자리를 내놓도록 하겠습니다. 
 
열 번째, 4차 산업혁명의 시대, SNS로 무엇이든 처리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대부분의 “반복적이고 형식적인 잡무(雜務)”는 컴퓨터와 인공지능(AI) 로봇에게 맡기면, 공무원을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부가 있는데, 교육위원회, 국가교육회의,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등 중복된 기구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500개 이상이나 되는 위원회를 1/5로 줄여서 불요불급한 일만 연구하고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처에 지어 놓은, 화려하고 웅장한 공공기관 건물의 반은 민간사업자에게 싸게 임대를 하여 국가 수입을 늘리고 민간인들이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도록 하겠습니다. 사무실이 없어서 쩔쩔매는 사업가 또는 1인 기업가, 대학생들에게 싸고 품질 좋은 장소를 임대하는 것도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열한 번째, 언론의 품질을 높이도록 힘쓰겠습니다. 영국 BBC는 28개 외국어로 방송을 하고, 일본NHK는 18개 외국어로 방송을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람과 퓰리처상을 받은 사람이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아나운서라고 앉아 있는 공영방송이 있고, 문법도 맞지 않은 글을 쓰는 논설위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송의 품질과 내용면에 있어서 개선된 것도 없는데 수신료를 올린 공영방송이 있다고 합니다. 배울 것도 없고 유익하지도 않은 언론들이 편향적인 정치에 꼬리를 치면서 부정적인 소식만 대서특필(大書特筆)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좋은 뉴스는 자그맣게 감추는 언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가 병들어 가는 듯하고, 나라가 망할 것 같은 느낌만 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품격 있는 언론을 포기한 방송과 신문을 국민들이 보고 읽어야 한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끝으로, 고위 관료이거나 지도자 층에 있는 사람들은 저와 함께, 위 11가지 전략을 깊이 새겨, 대한민국 미래 천 년을 위해, 5년 동안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5천만 국민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 위 내용을 반드시 지켜 나가겠습니다. 분야별 세부적인 실행 전략이나 실천 방안은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추진할 예정입니다.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구성할 때는 멍청한 교수들을 먼저 부를 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실무적으로 일을 하는 전문가나 관리자를 골고루 모아서 국민 여러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분야별 전문가를 찾을 때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능력을 갖추었거나 외교 전략과 협상력이 뛰어난 분들을 모시고자 합니다. 혹시,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모르는, 알 수 없는 숨은 인재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추천해 주시고 소개해 주시면 검증하고 확인하여 잘 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대통령 취임사를 마치겠습니다. 부분적으로 “뻔한 거짓말”을 넣으려고 했으나, 지나침이 있을까 하여,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 드리며, 인사에 가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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