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김은영 기자] 안양고등학교(교장 송영민)는 지난 12월 28일, 2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도 선생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38개 강좌가 특별교실에서 각각 진행된 이번 ‘나도 선생님’프로그램은 학기말 학업이 소홀하게 되는 시기에 학생들이 직접 교사가 되어 친구들을 가르쳐 보는 적극적 강좌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더욱더 의미있는 배움의 시기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개의 수업당 20여명이 듣는 수업은 학생들이 주도적,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개설한 38개의 강좌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희망 수업 38개를 받아서 한 학년 전체 학생들이 자신의 친구의 수업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유도, 태권도, 운동법, 춤, 노래, 뜨개질, 립밤 만들기, 풍선 아트, 크로키 그리는 법, 제빵, 컴퓨터 게임,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 3×3큐브 맞추기 등 실용적인 것 뿐 아니라 수어이야기, 맞춤법 익히기, 영어 빠르고 정확하게 풀기, 수학 과학 잘하는 법, 유기화학이란 무엇인가  등 학습과 심도 있는 주제에 관한 수업 등 입시와 취미 교양의 다양한 학생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안양고 한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기말고사가 끝나고 새 학기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시험도 끝난 편안함과 더 이상 들어가는 내신 성적은 없다는 안도감이 있어서 학과수업 집중도가 떨어지고 학업을 외면하려는 경향때문에 교사들도 영화 시청각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는 등 학습 공백기간이 생기게 된다”며 “이러한 공백기간에 학생들이 직접 선생님이 되어 본인이 잘하는 분야에 대하여 또래 친구들을 직접 가르쳐 보는 교육프로그램 ‘나도 선생님’을 기획하여 학생들이 체험과 참여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은 “매사에 학업 의욕이 부족하고, 매시간 교실 이동이 불편해 수강신청을 안한 수업도 많았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좋아하는 분야를 배워볼 수 있어서 대만족이고,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움과 나도 하고 싶다는 참여의식을 가져봤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미래에 간호가사 꿈인 친구들은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실용 성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짓궂은 남학생들이 이상한 질문을 하지 않도록 일부러 과학 실험실 가운을 빌리고 머리를 틀어 올려 간호사의 느낌을 주기 위해 애썼고, 그런 세심한 노력 덕분인지 실제 수업 시간에는 내내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직접 수업을 들어본 A학생은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보다 훨씬 낫네요. 알아야 하지만 실제 몰랐던 피임법과 흔히 발생하는 성병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저 친구들이 간호사가 되면 멋진 간호사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강사 학생들은 “단지 피임법에 대한 교육을 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성문화에 대한 설문지를 받았다”며 “3학년 때는 좀 더 심화된 주제로 청소년들의 성문화에 대한 조사를 하여 올바른 성교육 방안에 대한 대안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양고등학교 송영민 교장은 “이번 ‘나도 선생님’ 프로그램을 통해서 강사 학생은 학생대로 본인의 부족한 면이나 좀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면을 찾게 되는 등 자기발견이라는 의미 깊은 시간이고, 수강 학생은 학생대로 친구를 통해 긍정적인 자극도 받고, 다양한 종류의 수업을 희망대로 듣게 되어 체험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었다”며 “교육적으로 의미 깊고 참가학생들 및 교내 만족도가 높은 이 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개발향상시켜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