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동시대 젊은이들의 ‘웃픈’ 일상을 그리는 작가 양은혜의 개인전”

“동시대 젊은이들의 ‘웃픈’ 일상을 그리는 작가 양은혜의 개인전”

이정아 기자 | 기사입력 2017/03/02 [00:00]

“동시대 젊은이들의 ‘웃픈’ 일상을 그리는 작가 양은혜의 개인전”

“동시대 젊은이들의 ‘웃픈’ 일상을 그리는 작가 양은혜의 개인전”
이정아 기자 | 입력 : 2017/03/02 [00:00]
“가볍게 놀 듯 그린 그림 속에 담겨진 20~30대 삶의 리얼리티”

양은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20~30대 젊은이들이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작품 세계로 보여주는 작가이다. 이제 서른을 넘긴 작가는 본인이 20대를 지나면서 느꼈고 지금도 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인생에서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어젠 다들, 예컨대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등의 문제들 속에서 그림을 그려왔다.

양은혜가 그리는 인물들의 무심한 얼굴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상쇄된 무기력감이 서려있다. 행복한 인생을 성취하기 위하여 나라는 인간의 자존과 사회 속에서의 자립의 문제를 복잡하게 고민해야 하는 젊은 세대의 진지함,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걱정과 세상의 부조리함 앞에서 열정을 잃은 허무함이 무표정 속에 담겨있다. 그러나 인물들은 복잡한 내면을 숨긴 채 상황 속에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피식거리는 웃음과 함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에서 유머와 장난스러움은 젊은 세대의 일상적인 고뇌를 한결 가볍고 즐거운 것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어른이 되기에 아직 미성숙한 자아와 사회적 역할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은 현실을 벗어나 유아적 감성을 자극하며, 키덜트적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스꽝스러운 인물과 상황의 표현들은 현실로부터의 도피라는 측면보다는 현실의 순간을 즐기려는 유희의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물들은 그들이 매일매일 살아가는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고, 소소하고 때로는 궁상맞기도 한 현실의 경험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과정에서 웃음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느 젊은이들처럼 자신의 일과 작업, 인생에 대해 고민들을 해왔고,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가벼운 놀이를 하듯 즐길 때 비로소 심미적 자유로움과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유희적 태도는 요즘의 20~30대를 일컫는 말인 욜로족(YOLO)을 떠올리게 한다. 욜로는 ‘당신의 인생은 한번 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뜻으로,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축하기 보다는 한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젊은이들의 성향을 뜻하는 말이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세태를 두고 저성장시대에 미래를 향한 기대를 접은 젊은이들의 자조 섞인 모습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욜로족의 양면처럼 양은혜의 그림에는 서로 상반된 모습들이 공존하고 있다. 혈기왕성함과 무기력함, 가벼움과 진지함, 유쾌함과 무관심의 정서들은 모두 젊은이들이 성장기에 겪는 방황과 혼란의 정서들이다. 작가는 다양한 감정들 사이를 즐겁게 유희하면서 세대의 ‘웃픈’ 자화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작가노트>어느 날 문득 나 자신에 대해 돌아봤을 때 나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대학이 삶의 목표였고 그 목표를 향해 대학에 들어갔지만 대학 이후의 목표는 모두들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인 것만 같았다. 뚜렷한 삶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남이 하는 대로 남들이 좋다는 것에 휘둘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사회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되어가면서 느끼는 불안함과 혼란스러움은 허무함으로 이어졌다.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의 목표는 흐릿해지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삶인지 의문을 갖고 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작업을 통해 표현되었다.

어른이 되기에 아직 미성숙한 자아와 사회적 역할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은 현실을 벗어나 유아적 감성을 자극하며 키덜트적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나로 대변되는 작품의 캐릭터들은 반쯤 감긴 눈과 하나로 이어진 코와 입, 턱은 무심한 표정을 연출했다. 그것은 의지와 열정을 잃고 사는 젊은 세대에 대한 고민과 불안을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몸에서는 에너지가 넘쳐나지만 그것은 정신적인 무관심으로 간단히 제압된다.

이러한 고민은 유머와 장난스러운 표현 방법을 통해 희석되기도 부각되기도 한다. 나는 인간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유희하는 것으로 보았다. 유희는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동시에 심미적 자유로움을 주며 그것은 예술가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고 사고의 확장을 야기한다. 예술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호소했던 나는 유희하며 즐기는 태도로 예술을 대하기 시작했으며 강한 내적 욕구를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거창한 담론을 가진 예술이 아닌 자신의 솔직함을 작품에 표출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작품들은 심각하거나 어두운 것이 아닌 우스꽝스럽거나 유머러스하게 표현된다.

유아적이고 다양한 색은 가볍고 유치한 감성을 드러내며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켜 놀이의 개념이 된다. 사실적 표현의 색보다는 자유롭고 경쾌한 배색은 밝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며 무기력해 보디는 작품 속 인물들의 나태함을 더 부각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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