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초 안양예총은 안양5동 냉천지구 재개발 사업의 가림벽 공사에 참여하여 가림벽을 안양예술인들의 작품으로 꾸미는 사업을 완료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현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가림벽은 그동안 시의 상징이나 이미지들을 활용해 형식적으로 꾸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안양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안양예술인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이번 안양5동 냉천지구 가림벽은 아마도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특별한 사례로 보여 진다. 그동안 공공예술에 대한 시민들과의 실천적 방법을 생활 속에서 찾아 ‘일상이 예술이 되는 안양’을 만드는 일에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안양예총은 “우리동네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라지는 마을에 대한 흔적들을 기록하고 마을이 담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예술인들의 감성적 감각으로 예술 작품화시켜 원주민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해왔다. 그 일환으로 2020년 5월부터 안양5동 냉천지구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주목하고 안양예총 소속의 미술협회, 문인협회, 사진작가협회 30여 명 회원들은 주민들이 이주한 냉천 마을을 답사하고 냉천의 모습을 글과 사진, 주민들의 삶과 함께했던 물건들을 이미지로 냉천을 기록했다. 오랜 세월 냉천을 촬영해온 사진작가 심성권, 이영섭의 냉천 이미지, 냉천마을에서 38년간 살았던 정창근 작가는 냉천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작업했으며, 지역의 대문, 굴뚝, 기와 등을 대상으로 뜬 탁본과 일반 주민들의 삶과 함께했던 생활 물건들을 촬영했고 그 이미지들을 가림벽에 담았다. 특히 냉천마을이 철거되기 전 현장을 답사하고 스케치한 미술협회 고순남, 안명미, 이혜연 작가와 사진작가협회 박영하, 김성은 작가의 작품에 문인협회 작가들의 글을 더해 냉천의 모습을 기억의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문인협회 홍미숙 작가는 소임을 다한 냉천의 다양한 대문의 이미지를 통해 세상과 다양한 만남의 공간으로서의 과거 냉천 대문의 역할을 글로 표현 했으며, 조인순 작가는 신혼시절 보금자리로 터 잡은 냉천의 골목길을 회상하며 아이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의 따뜻한 냉천의 이야기를 풀어냈고, 미술협회 박효선 작가는 냉천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기억 속 냉천의 이미지를 캘리그라피로 작업하여 가림벽에 담았다. 이번 냉천지구 가림벽 프로젝트를 주관한 안양예총 이재옥 회장은 “본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꾸준히 시도해오고 있는 생활 속에 스며드는 예술 활동에 대해 다양한 안양예술인들의 협업을 통해 시민들과의 공감을 형성하는 기회를 확대해 나아갈 것이고 특히, 안양은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로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국제행사로 자리 잡은 예술도시이고, 더욱이 최근 문화도시로의 방향에 안양시 정책에 부응하는 공공예술에 대한 시민들과의 실천적 방법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고 했다. 안양예총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안양’을 만드는 일에 주민과 지역예술인들이 함께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실천적 방법의 하나로 이번 냉천지구 재개발 공사장 가림벽의 변모는 삭막한 공사현장이 시민들에게 감성적 문화공간으로, 사라져가는 마을을 회상하는 또 다른 기억법으로, 예술문화도시 안양의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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