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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0년08월12일 05시1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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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을 위조하고 싶은 욕망
홍석기 교수

책을 쓰거나 칼럼을 쓸 때마다, 내 약력이나 경력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야 하는지.” 고민했다.

박사학위 없는 대학 강사이고, 가끔 “겸임교수”라는 직함을 받은 적도 있어서, 이를 활용하여 그냥 “교수”라고 쓰면서도 내심 씁쓸했다.

책의 표지, 앞날개 쪽에 약력을 쓸 때마다 망설였다. 공고를 나온 거나 공장에서 일을 했던 건 굳이 쓸 필요가 없어서, 감출 정도로 창피하지 않지만, 표현하지 않았다.

최근에 쓴 소설, “時間의 복수”를 쓸 때는, 그 소설 주인공이 “내 삶의 흔적”이라서 “솔직하고 상세하게” 다 썼다. 그리고 또 금방 후회를 했다.

“구질구질한 이야기, 그런 거 안 써야 더욱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같은 민초들이나 서민들도 학력을 명시할 때마다 고민하고 갈등을 하는데, 정치를 하고 대권을 노리는 사람들이야 얼마나 학벌과 학력에 대한 갈등이 클지 이해가 간다.

지방대학을 나온 게 창피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 이름이라도 빌려 쓰고 싶고, 수료만 하고서도 학위를 받은 것처럼 적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공부 못하는 자녀를 위해 학력은 물론 성적표까지 고치고 싶고, 위조를 해서라도 편입을 시키고 싶은 부모마음은 우리 아빠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아니, 우리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만 짓느라, 내가 대학을 가는 것도 모르셨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돈 없는데 대학 갔다고 꾸중을 들으며 입학금만 받아오면서 울었던 기억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대학 교수, 그것도 한국 최고의 대학 교수께서, 부부가 함께 자식의 성적을 고치고, 학력을 위조하려 했을까? 진짜 위조를 한 걸까? 그 속내가 궁금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군대를 가지 못하는 자식을 둔 부모마음이 얼마나 속이 쓰리겠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충분히 군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군대를 보내지 않으려는 고관대작 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이 무엇을 보고 배웠겠는가? 그런 자식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 무슨, 더한 짓을 저지를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염려스러운 점은, 이웃의 동기들이나 친구, 또래의 젊은이들의 사기를 꺾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법은 공정해야 한다. 사회는 정의로워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내 자식만 법을 어기게 하면서 남의 자식을 이용하는 자들은 지도자의 위치에 있으면 안 된다.

리더가 될 수 없는 사람이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나라가 일년 내내 시끄러운 것이며, 수십 년 동안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이다.

언제까지 불법과 위법을 방치하고 방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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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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