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은 저자의 지난 10년 동안 뇌과학 강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강연 12가지를 묶은 책이다. 1부.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에서는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선택, 결정 장애, 욕망, 다짐 등에 관한 이야기를 뇌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2부.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지성, 창의성, 혁신, 도전정신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함께 설명한다. ‘작심삼일!’ 새해맞이 계획을 지키지 못할 때마다 우리는 자책한다. 저자는 우리 뇌는 리셋이 힘들게 원래 그렇게 디자인돼 있다고 위로를 건넨다. 습관을 바꾸고 삶의 진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뇌는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생존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뇌는 새로운 목표를 즐겁게 추구하도록 디자인돼 있기도 하다. 저자는 새로운 삶이 주는 즐거움과 설렘을 만끽하기 위해서 인생의 새로고침을 시도하라고 권한다 2018년 1월, TV 토론 ‘암호화폐,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에서 못다한 말도 전한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는 자본과 권력에 봉사하며 중앙집권화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해줄 탈중앙화 철학을 가진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었다”(p.286) 며 자본과 권력에서 벗어나 수평적으로 동등한 세상을 꿈꾸는 과학자들의 이상을 알아달라고 한다. 정재승은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그가 과학의 대중화에 힘을 쏟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과학은 무척 어렵지만, 수식의 숲을 지나고 어려운 개념의 바다를 넘어 결국 도달하게 되는 우주와 자연, 생명과 의식의 경이로움은 어려운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인류 모두가 맛보아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p.356) 저자가 안내하는 발자국을 따라가면 과학의 재미뿐만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재승 200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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