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산길을 돌아 일주문一株門 앞에 서면 일심一心은 간 곳 없고 번뇌만 가득하다. 세상의 끈 질질 끌며 다다른 이곳에서 불현듯 뒤돌아보다 소금 기둥 되는 건 아닐까 꽉 쥔 주먹이 초라해 보이는 시각 소슬한 바람 불어 나무들도 소리 내어 참회하는 기도 소리 들릴 때 나 아직도 저 나무보다 가련한 존재임을 깨달으며 또 다시 발길을 돌린다.
여류시인 한명순은 한때 저와 직장 동료였고, 수원시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수원문학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시집/ 사랑아! 너를 부른다, 가 있고 2집 출판준비를 마쳤다 합니다. 시작활동과 강연활동으로 생계를 꾸리는데요, 코로나19로 힘들다, 하네요. 올해로 회갑을 맞은 시인의 가슴 저린 시어들이 시 행간 마다 얼굴을 내밀고 있음을 봅니다. 30여년을 하루같이 동심의 세계 속에서 살아온 시인의 부드럽고 진솔한 노래와 같이 또 만년소녀 같은 시인의 삶이 이어지길 빌어봅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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