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전통의 선율과 현대적 숨결

김미진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4/11/18 [07:59]

전통의 선율과 현대적 숨결

김미진 칼럼니스트 | 입력 : 2024/11/18 [07:59]

꽃상여는 단순한 운구 도구를 넘어,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상징적으로 담아내는 문화적 유산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인을 기리기 위한 상여는 단순히 떠나는 이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제공하는 매개체였다. 

 

상여의 화려한 문양과 정교한 조형미는 고인을 향한 마지막 예우이며, 인간 존재에 대한 존엄과 경건함을 담아냈다. 

 

상여의 기원은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장례 관습에서 비롯되었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 유교적 장례 예법과 결합하며 체계화되었고, 지역적 풍습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상여의 장식은 단순한 미적 요소에 그치지 않고, 고인의 삶과 발자취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떠나는 이를 향한 경의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전통은 장례 의식을 경건한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깊이 성찰하게 했다. 화장의 일반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전통 상여와 같은 장례 문화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고, 현대 사회에서 장례 의식은 점차 간소화되었다. 

 

화장의 일반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러한 변화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전통 장례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희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품격 있게 기리는 전통 장례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진중히 마주하는 철학적 태도를 내포하고 있었다. 

 

현대에서 상여는 그 자체로 특정 시대의 산물로 여겨지지만, 그 속에 담긴 경건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존중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상여는 고인을 기리는 도구였을 뿐 아니라 남겨진 이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인간 존재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했다. 

 

전통 장례 문화를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지라도, 상여가 지닌 상징성의 의미는 여전히 우리 문화의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삶과 죽음은 단순히 시작과 끝의 개념이 아니다. 상여는 떠나는 이를 경건하게 배웅하고, 남겨진 이들에게 삶과 죽음의 본질을 성찰하게 하는 상징이다. 

 

이러한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간 존엄을 기리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오늘날 상여가 지닌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것은, 과거의 장례 문화를 복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는 일이다. 

 

고인을 대하는 태도는 곧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 문화적 유산은 이 점을 일깨워준다. 

 

팔레트에 짜인 물감들을 보며 형형색색의 만장을 생각했고 그 뒤를 따르는 상두꾼들이 메고 가는 꽃상여의 화려한 색상을 생각했다.

 

 꽃상여의 철학은 지금도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울림을 준다. 

 

이는 전통을 보존하려는 목적을 넘어, 인간 존재의 존엄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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