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라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면, ‘만질 수도 없는 언어에 온도가 있다니,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제목이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하는 말, 쓰는 글, 그리고 말과 글 사이의 행간 속에서 온도를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인지하게 되고, 저자의 서문을 보면서 인지된 사실은 확신으로 바뀌게 된다. 섬세한 것은 대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예민합니다. 한글은 점 하나, 조사 하나로 문장의 결이 달라집니다. 친구를 앞에 두고 “넌 얼굴도 예뻐”하려다 실수로 “넌 얼굴만 예뻐” 라고 말하는 순간,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됩니다. (p.7)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보고 들으며 느꼈던 ‘언어’와 언어의 유래, 언어에 담기는 감정들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 ‘말(言), 마음에 새기는 것’에서는 타인과 주고받는 말 속에서, 때로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 던지는 말 속에서 느껴지는 온도를 기록 하고 있다. 2장 ‘글(文), 지지 않는 꽃’에서는 머리와 가슴에 지지 않는 꽃으로 남는 글에 대한 일화를 나눠주고, 3장 ‘행(行), 살아 있다는 증거’에서는 우리가 뱉는 말, 쓰는 글 속에 담기는 감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길게는 3~4페이지로, 짧게는 한 페이지로 적어내린 저자의 일화들 속에서 때로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때로는 냉동고보다 더 차갑게 언어의 온도가 느껴진다. 어떤 언어는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하고, 화살이 되어 우리를 아프게 하기도 한다. 책 속에 담긴 글을 한 글자, 한 글자 톺아보는(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각자의 말과 글을 되짚어 보게 될지도 모른다. @자료제공=벌말도서관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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