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7 ▶ 813.7 김96ㄴ

삼덕도서관 | 기사입력 2018/05/16 [08:58]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7 ▶ 813.7 김96ㄴ
삼덕도서관 | 입력 : 2018/05/16 [08:58]

『남한산성』은 이미 10년 전에 발간되어 김훈 작가의 수작(秀作)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최근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 힘입어 여러 문장과 그림을 첨삭하여 개정판이 발행되었다.

이 책은 인조14년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 청의 침공에 외딴 ‘남한산성’으로 피난한 조정은 무능한 왕과 명분에 사로잡힌 신하들의 ‘말(言)’로 극심한 혼란에 휩싸인다. 저자는‘남한산성’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내거나 사라져가는 사람들을 힘 있고 솔직한 문체로 묘사해 낸다. 굳이 말을 에두르지 않아 더욱 현실감이 묻어난다.

“청병이 오면 얼음 위로 길을 잡아 강을 건네주고 곡식이라도 얻어 볼까해서...”
“이것이 백성인가... 이것이 백성이었던가...”(p43)

이처럼 저자는 전쟁의 참혹함을 거침없이 그려 나간다. 그 참혹함은 본디 인간의 본능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민초에게는 조선의 함락보다 어린 딸과의 끼닛거리 해결이 더 중한 것임을...

유쾌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고구마’ 드라마를 보는듯한 답답함은 감수할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 버텨내는 자들의 무력함을 담아낸 수많은 문장을 읽어내는 것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때의 남한산성은 ‘말(言)’과 ‘말(馬)’의 치열한 격전지요 무덤이었으리라.

저자는 그때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군신(君臣)의 무능함이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지... 그리고 그것은 오롯이 민초들의 몫이 되는 것임을... 이는 초판이 발행되었던 때보다 더 공감하며 읽어내는 2017년의 대중들이 증명하고 있다.

소설『남한산성』은 당신을 엄동설한의 송파를 건너 남한산성의 성곽을 날아 삼전도로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과 공간은 사관(史官)의 붓끝에서 이렇게 기록되었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김훈
1948년 서울 출생으로, ‘한국일보’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시작하였고, 신문사 퇴사 후 전업 소설가가 되었다. 소설가로서 문단에 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이란 소설을 시작으로 『칼의 노래』, 『남한산성』, 『공터에서』등의 소설과 『풍경과 상처』, 『라면을 끓이며』 등의 에세이가 주요 작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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