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 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있을까 서양인조차도 동의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라는 말은 어떨까 언뜻 들으니 그럴싸해 보이는 것도 같다. 도서관에는 그리스·로마 신화 도서가 꽂혀져 있고, 학교에서는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배운다. 또한 우리 삶을 지탱하는 ‘민주주의’ 제도와 4년마다 펼쳐지는 올림픽 경기도 고대 그리스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 우리의 법률, 문학, 종교, 예술은 모두 그리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위의 퍼시 비시 셸리의 극시(劇詩) 「헬라스Hellas」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서양의 법률, 문학, 종교, 예술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치, 외교, 경제 등 대부분의 것들은 그리스에서 기인한다고 덧붙인다. 우리가 ‘서양고전’이라고 하는 책들 중에 그리스 이야기가 빠진 책이 없고, 대다수의 서양철학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리스·로마’에 통달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서양 문명에는 자연스럽게 고대 그리스 문화가 녹아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서양문화권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그리스·로마 신화가 왜 중요할까 우리나라에는 개화기 이후로 지금까지 10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구 문명이 유입되어 왔다. 좋든 싫든 우리는 지속적으로 서구 문명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더 깊은 이해를 위해 그 기반에 깔린 그리스 문화를 알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포클레스의 저서를 통달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서양철학/서양인문학’ 초보자들은 이 책부터 읽기 시작하면 좋겠다. 당대 그리스의 사회 구조, 사고방식, 역사적 배경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연관도서 추천과 요약까지 제공하니 유기적으로 다른 도서에 접근하기 쉽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유쾌하지만 제 할 말 다 하는 일러스트’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Part 1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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