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별자리나 천문학을 소개하는 책으로 오해할 수 있는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는 건축가 유현준이 도시공간을 소재로 쓴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서 ‘별자리’는 지금까지 자신을 만든 아름답고 행복한, 반짝반짝 빛나는 시공간을 뜻한다. 6개의 큰 주제와 121개의 목차는 같은 숫자만큼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기설기 마감된 이 책의 책등처럼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느끼고 경험한 ‘공간’과 ‘기억’의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 정리하였다. 건축가의 눈으로 도시공간을 바라보며 지나치기 쉬운 의미들을 되새김질하게 한다. ‘지하철 1호선’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저자의 특별한 경험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 개통식을 몸소 체험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말미에 독자들에게 반문을 던진다. 여러분의 지하철은 몇 호선인가요?(p.39) 도시에서 자라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 경험해본 지하철에 대한 생각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공간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내용은 많지 않지만 여백과 사진, 짤막한 글을 통해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그 감성을 공감하길 원한다면 조금 천천히 책장을 넘겨보길 추천한다. 그저 둔탁하게만 보이는‘다리의 교각’도 저자의 펜 끝에서 감동적인 결과물이 된다. 건축만이 주는 유일한 감동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중력을 이기려는 노력이 보여서다. 우리가 보는 모든 건축물은 이런 중력을 힘겹게 이긴 결과물이다. 현대건축에서 유일하게 중력을 이기는 구조체가 그대로 드러난 건축물은 다리 교각이다.(p159)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자신만의 별자리를 되짚어보라고 주문한다. 지금껏 나를 형성한 공간은 어디인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어디인지를 생각해보길 권한다. 당신의 도시는 동네 놀이터처럼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문한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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