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의 소설에 왜 매력을 느낄까? 나에게 그 답은 간단하고 평범한 데서 출발한다. 그의 소설이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가 소설의 미래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어디까지나 이런 엄숙한 자리에 있는 소설의 미래를 생각하고 한 말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p.24) 필립 로스, 주제 사라마구, 존 업다이크, 알랭드 보통, 오스카 와일드, 커트 보니컷 등 우리가 잘 아는 영미권의 유명작가들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역자(譯者) 정영목이다. 소위 ‘대가’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작품 번역에서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책 소개를 빌리자면 그는 편집자에게는 ‘믿고 맡기는 번역가’로, 독자에게는 ‘믿고 읽는 번역가’로 알려져 있다. 같은 책이라도 그의 번역서를 찾아 읽는 독자들도 있다. 이 책은 정영목이 쓴 ‘문학에세이’다. 크게 총 2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내가통과한 작가들’은 정영목이 번역한 작가들에 관한 글이다. 역자후기나 해설, 비평 등으로 그동안 번역서 등에 적었던 글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 필립 로스,좋아하는 작품인 존 밴빌의「바다」, 작가와의 친분이 느껴지는 알랭 드 보통 등. 우리가 소설을 읽으며 궁금해 했던 유명작가의 삶, 작품의 뒷이야기와 소설이 나오게 된 당시의 배경, 역자로서의 감정도 들여다 볼 수 있다. 두 번째 주제는 ‘내가 읽은 세상’으로 정영목의 눈으로 본 짧은 수필모음이다.「일상의 상대성」,「할머니의 목소리」,「벽이 되어 늙다」등 작가의 어린 시절, 가족, 관계 등에서 느끼는 작은 사건들을 따뜻한 글로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벽이 되어 늙다」,「내가 읽고 만난 김윤식」등에서는 정영목이 존경하는 김정환, 김윤식, 이문구 등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앞에 열거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읽었거나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한꺼번에 즐기는 문학전집이다. 내가 읽었던 작품과 작가들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느끼고 찾아 읽고 싶게 만드는 즐거움을 준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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