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대사회를 살면서 수많은 고민에 직면하게 된다. 그 고민이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정도를 넘어설 경우엔 ‘고민이 고민을 낳는’ 무한반복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정신과 의사 하지현의 신간 ‘고민이 고민입니다’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해 ‘고민’에 대해 제대로 짚어내고 잘 덜어내는 방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뇌의 다양한 부분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해가며 생각의 작동원리부터 충실이 짚어나간다. 그래서 고민이 되는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해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고민이라는 생각의 영역에 감정이 채색되면 현명한 결정을 하기 어려워진다. 감정은 시시때때로 올라와 고민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이를 원천봉쇄할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p.30) 이렇듯 다양한 내·외부 요인들이 고민을 강화시키며 통제가 불가능한 것은 인정하고 본질적으로 고민을 줄여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 방법은 컴퓨터의 처리속도를 높이는 것처럼 뇌의 부하를 줄이고 작동효율을 높여주는 것이다. 즉, 고민할 이유 자체를 줄이고, 중요한 일의 순서를 정하고, 생각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마음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의 대부분은 덜어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고민을 자동으로 정리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잠’을 권장한다. 잠을 잘 시간이 아니라면 잠시라도 뇌의 활용을 줄이기 위해 멍 때리거나 목적 없는 산책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에 더해서 그냥 지켜보기만 하기, 한 번씩 큰 그림 그려보기, 일단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기, 관계를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 쓰지 않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해나갈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스스로 얼마나 불필요한 생각을 만들어왔으며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엮어내고 있었는지를... 결국 해답은 이미 알고 있었고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충분했음에도 간결하고 단순해지지 못해 고민이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갈무리 한다. “고민-결정-실행의 프로세스에서 고민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론이 너무 긴 책은 재미없지 않은가?”(p.277) 하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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