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ㅡ시인 신동엽 (申東曄 1830 충남 부여)이 1967년 발표한 詩이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껍데기’는 날리고 ‘알맹이’로 곳간 庫間을 채우려는 농민들의 순한 마음에 다가서고 싶어 집어 들었다. 4.19혁명은 학생들의 고귀한 피 흘림으로 성공 하였건만 어느새 껍데기들로 가득 채워져 그 정신만이라도 간직해야할 사회가 되었고, 탐관오리와 당쟁으로 백성들의 마음에서 떠난 이조 500년의 봉건사회를 변화시키는 신호탄이 된 1894년 발발한 동학혁명도 곰나루(공주)에서 외친 동학군들의 구호만이 알맹이일 뿐 지금은 껍데기들로 가득찬 사회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시인의 고향 부여에서 가까이에 있는 우금고개에서 전봉준 장군이 지휘한 격전을 말하는 듯 하다. 실로 동학군의 우금치 전투는 6.25 사변시 중공군이 합세한 백마고지 전투 상황과 같다고 그 지방에서는 입에서 입으로 옮겨오는 전사 戰史(?)이다. 무기를 소지한 관군과 일본 연합군에 맨 주먹 붉은 피로 대항하다 떼죽임을 당하여 송장배미에 던져진 혁명군이 외친 구호만은 살려야 할 알맹이라는 것이다. 그의 시는 "흙 가슴만 남고 쇠붙이는 가라"로 휘갑을 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4월 혁명 정신이 퇴색하고 동학혁명의 민중적 열정도 사라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민족애의 순수한 정신은 알맹이로 남고 부정한 세력, 칼 같은 예리한 힘은 가야할 껍데기라고 되씹는다. 이 글이 쓰여진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껍데기가 몰려 다니는 곳은 정가인 듯하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껍데기를 가려내기에 바쁘다. 껍데기끼리 싸우니 진짜 껍데기는 알 수 조차 없다. 그렇다고 뚜렷한 알맹이도 흐미하다. 그래서 ‘껍데기는 가라’가 애송 되는 것 같다. 한편 알맹이를 껍데기로 오인하는 모순도 있다. 우라늄 광석에서 찾아낸 방사선 원소인 라듐 Radium을 최초로 발견한 과학자 퀴리부인 마리Marie Curi (1876~1934 )는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그러하지만 그 나라는 여성의 대학 진학이 불허되어 알맹이가 껩데기 취급을 받아 프랑스로 날라 왔다.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여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하였으니 알맹이 중의 알맹이가 아닌가? 미국 정책재단 발표에 의하면 1910년부터 120여 년간 미국인 노벨상 수상자의 35%가 미국에 이민을 와서 공부한 과학자들이라고 한다. 20세기 미국과학을 세계 제일로 발전시킨 학자들은 독일 나치의 박해가 껍데기로 취급한 유대인 아인슈타인 등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6.25 사변은 북쪽에 있던 알맹이들이 자유와 민주 깃발 아래로 대 이동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들이 대한민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오늘도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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