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을은 하늘이 높고 푸르며 물이 맑고 시원한 날씨에 오곡백과가 풍성하여 자연이 내린 축복에 누구나 감탄이다. 이 계절에 대한 칭송의 역사를 굳이 숫자로 표시 한다면 2천년이 넘는듯하다. "천고마비,라는 단어로 고찰할 수 있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 계절>은 가을을 수식하는 뜻을 대표하는 말로 인용된지 오래다. 그의 역사는 이러하다. 옛 중국은 ‘흉노 恟奴’라는 북방민족의 침략을 자주 받아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王들의 과제였다. 흉노는 몽고민족 일파 유목민으로 기마와 수렵에 능하나 겨울철이 되어 초목이 얼어붙으면 집단을 이루어 주변국을 노략하여 생계를 이어갔다. 오죽하면 진시왕(b.c221) 처럼 그 침입을 막으려고 5,000 km나 되는 긴 만리장성을 쌓았겠는가? 이 시대에 두심언 杜審言 이란 시인이 있었다. 그는 당나라 시승 두보 杜甫의 할아버지로 친구 소미도에게 한편의 시를 써 보냈다. 천고마비는 그 시중의 한 구절 ‘추고 새 마비 秋高塞馬肥’에서 왔다. "친구야 가을이 되어 변방의 하늘은 높고 말은 살졌구나" 언뜻 들으면 태평 시절을 노래한 것 같으나 침략의 두려움이 녹아있는 시다. 북쪽의 오랑캐가 쳐들어올 준비를 다 하였다는 정보다. 우리는 이 무서운 말을 가을이 오면 무의식중에 읊는다. 식자층에서도 서슴없이 인용되어 유감이다. 우리민족과 馬과 무슨 인연이 있단 것인가? 제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생활 속에 말은 그렇게 가깝지 않다. 중국문화가 한학 漢學을 타고 들어오다 보니 이 말도 끼어들어 왔다고 보아진다. 흉노족이 탄 말과 천양지판 天壤之判인 馬 한필을 소개한다. 곧 자동차王 포드가 탄 말이다. 그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빈곤 가정 출신이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어 독실한 어머니의 신앙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마음의 전부인 어머니가 병환으로 사경을 헤맸다. 포드는 마차를 타고 급히 의사를 모셔왔다. 그러나 의사가 도착 하였때엔 어머니는 이미 하늘나라 사람이 되었다. 포드는 그때부터 마차보다 더 빨리 달리는 차를 발명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그의 나이 15세 부터 실험에 몰두 25년간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반복한 후 40세 되던 해에 자동차를 발명하여 자기 이름이 붙은 포드자동차 회사를 설립하고 1908년 세계 최초의 양산 대중차 T 형 포드를 제작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어머니의 죽음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금세기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 우리정원에 세워있다. 노략질하던 북쪽 오랑캐의 말 대신 자동차를 끌고 온 말을 생각하며 독서삼매 讀書三昧로 역사의 간극을 좁히는 만추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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