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파파고시대, 우리 자녀의 어학교육 "모국어가 경쟁력이다"

파파고시대, 우리 자녀의 어학교육 "모국어가 경쟁력이다"

이영조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17/03/09 [00:00]

파파고시대, 우리 자녀의 어학교육 "모국어가 경쟁력이다"

파파고시대, 우리 자녀의 어학교육 "모국어가 경쟁력이다"
이영조 편집국장 | 입력 : 2017/03/09 [00:00]
모어 그리고 모국어

모어(母語)모어란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습득하여 익힌 언어를 말한다. 모국어(母國語), 제1언어(L1, first language) 등으로도 부른다. 모어는 인간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모어는 영어 'Mother Tongue'의 역어로 이 모어의 모(母)는 'native'와 가까운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언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을 원어민(原語民)이라고 한다. 국제 모국어의 날은 2월 21일이다. 모어(母語)의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기준이 제시된다.-(origin) 태어나서 처음 습득한 언어에 기반할 것-(internal ID) 화자의 내적 정체성에 기반할 것-(external ID) 화자의 외적 정체성에 기반할 것-(competence) 화자가 가장 잘 아는 언어에 기반할 것-(function) 화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언어에 기반할 것

모국어모어(母語)와 모국어(母國語)가 의미 구별 없이 혼용되어 쓰이는 일이 많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모어와 모국어는 다르다. 모국어라는 표현을 쓰면 언어와 국가를 동일시하거나 언어에 국가정체성을 결부시키는 의미가 강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모국어=모국의 언어=한국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지구 상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대한민국이나 일본과 같이 하나의 지배적인 언어가 쓰이는 경우는 드물고, 다언어가 병용되고 있다. 인도나 중국, 캐나다 같은 복수언어 공존 국가에서는 그 나라 국민의 모어와 모국어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모어, 사고의 도구를 획득하다

모어의 획득 과정약 9개월 이전까지 아이는 울음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9개월 이후에는 대부분의 아이가 옹알이를 하며 12~15개월에는 발음이 부정확할지라도 간단한 단어를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단어들이 대개 까까, 맘마, 붕붕과 같은 단어들이다. 16~24개월의 아이들은 사물의 이름을 습득하며 물리적 세계에 대한 개념을 확립한다. 이 시기 아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이게 뭐야?”이다. 이때 어른의 친절한 설명은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킨다. 이 시기 아이들은 단어조합을 하여 문장과 비슷한 형태의 말을 구사한다. “엄마, 먹어” “아빠, 가자” 그러다가 24개월 이후가 되면 아이들은 완벽한 문장을 구사한다. 조사나 시제를 거의 완벽하게 표현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고 “문을 닫는다”라고 말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문이 닫힌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생후 36개월이 되면 모어를 거의 획득한다. 모어라는 도구는 이제 아이 몸에 완전히 장착되었다. 이제부터 아이는 모든 개념을 모어로 언어화하여 이해하고 정리하고 학습하고 표현한다.

모어는 인간의 문화적 DNA언어를 획득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을 획득하는 것인 동시에 생각의 도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어를 매개로 사고를 하며 모어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형성한다. 시인 고은은 언어는 혼의 기초라고 말한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정체성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한국인인 것은 한국어로 생각하고 한국어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이다. 즉 한 국가나 민족은 공통된 언어 구조에 이끌려 공통된 정신을 가지고 공통된 문화를 형성하게 되며 나아가 민족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래서 어느 작가는 “나 자체가 한국어로 이루어진 사람이며 한국어만의 자신을 자유롭게 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다른 한 측면에서 인간의 시각과 사고가 모어라는 구조 안에 갇히게 됨을 시사한다. 언어학자 벤자민 리 워프는 자신의 저서 “언어 사고 그리고 실재”에서 이렇게 말한다.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한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고 이해한다. 언어는 단순한 표현수단을 넘어섰다. 실제세계는 언어 관습의 기초 위에 세워지는 것이며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계를 분할, 보고, 듣고 경험한다. 언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단 하나의 방식 (in a single way)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객관적인 세계는 없다. 사람들이 보는 세계는 모국어의 프레임, 모국어의 철학으로 자신과 실재를 본 것이다. ( 인간?언어?문화 (문화인류학, 2011. 9. 15.,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언어학 (학문명백과 : 인문학, 형설출판사)

모어의 한계는 생각의 한계이다모국어는 말을 하고 글을 읽고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사유의 활동-사유의 깊이와 높이와 질과 맞닿아있다. 전문가들의 언어활동이란 단어(개념)를 통해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것들을 제대로 주워담고 정리해서 순서를 제대로 만들어서 설득력 있게 내놓는 것이다. 모국어의 훈련은 결국 사고의 훈련이며 모국어의 한계는 곧 생각의 한계이다. 모국어습득으로 사고체계가 완성되지 않으면 사고의 성장에 지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한글을 자유롭게 쓰기 시작한지는 70년에 불과하다.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이 한자를 빌려와 우리의 문자언어생활을 유지했고 일제치하에서는 국어라는 이름으로 일본어를 배웠다. 그러다 광복을 맞고 한국전쟁과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말에는 영어가 물밀 듯 들어왔고 오늘 날에는 영어가 난잡하게 쓰이고 있다. 언어를 수입한다는 말은 곧 개념 즉 생각을 수입한다는 말이다. 생각을 수입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수출하는 사람들이 생각해낸 결과들을 수용하게 되며 삶의 그들에게 종속되는데 심하게 말하자면 이것이 바로 식민지화이다. (참고자료: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21세기북스 24-25쪽)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훈민정음 서문에 보면 “나라말이 중국과 다라 문자끼리 서로 맞지 아니 할세. 이런 이유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쉽게 펴지 못할 놈이 많으니라”라고 적혀 있다. 이는 조선의 백성들이 매일같이 중국의 한자로 모든 생각을 표현하고 모든 문서와 기록을 작성해야만 하는 종속적인 상황이라면 영원히 중화 중심의 세계관에 머물러 우리의 정신적인 독립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세종의 걱정을 드러낸 것이다. (출처: 서울경제신문 “모국어가 경쟁력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언어학자 놈 촘스키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인 소프트파워와 콘텐츠는 결국 모국어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습득된 지식과 철학적 높이의 시선과 사고력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정부가 주장하는 문화융성은 모국어교육의 강화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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