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자락에서 나무와 숲에 둘러 쌓여 새소리, 메미소리 그리고 풀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며 학창시절 푸르름을 맘껏 누리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맑은 공기 해맑은 웃음으로 행복한 미소를 잔뜩 머금은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가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선생님이건 학생이건 이곳 학교에 등교해서 공부와 휴식 등 하루 일과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힐링되고 건강해 질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학교 ‘성문고등학교’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주변 환경의 오염속에서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이곳에서의 학창시절과 교편생활은 하나의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들인 셈이다.
오늘은 특별히 20년 가까이 교편을 잡아오다 이번 8월말에 정년퇴임을 하는 성문고등학교 정길진 교장선생님을 만나보았다. 젊고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 맑은 공기와 나무와 숲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자아낸다
바로 그때 교장실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있다. 9월에 있을 백합제 축제때 상영할 동영상을 만드는데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담임선생님이 주제 관련 회의를 하며 고심을 하는 장면을 찍고 싶다는 출연 부탁을 하고는 사라진다. 학생들과 교장실, 교장과의 거리감이 전혀 없는 소통의 교육현장을 보는 느낌이 신선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 성문고 교장실 문은 무겁지 않고 소통이 잘되는 열려있는 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죠. 교장실 뿐 아니라 교무실 문도 학생들이 스스럼 없이 편하게 드나들고 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소통해 온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길진 교장이 말하는 성문고등학교는 십년동안에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은 학부모님들 사이에 칭찬과 추천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 말이 허언은 아닌 듯 하다.
얼마 전에 평촌 교보문고에서 동안구 평촌에 거주하는 학부모, 학생 및 졸업생, 안양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 스쿨러브 ’우리학교가 1등!’ 기념 추천학교” 핫트렉스 평촌점 베스트 학교에서 성문고등학교가 당당히 1등에 선정된 것은 오늘날 성문고의 위상을 다시한번 드높이는 계기가 된다.
##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은가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즐겁고 재미있어서 집에서 엄마와 가족형제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어울려 운동하는 것이 더 좋은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OECD 기준으로 한국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는 한국 교육계가 현재시점을 개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 선생님들이 좀 더 행복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선생님들에 의한 행복이 수업을 듣고 공부를 배우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되어 학생들도 행복해 지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행복한 학교가 되고, 다시 순환 반복하여 우리 선생님들도 교육현장에서 가르치면서 매순간순간을 행복한 마음으로 가르치게 된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교감선생님과 함께 환경개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주변에 알고 있는 학교들에서 선생님들이 재직 중 중병에 걸려서 학교를 그만두거나 돌아가신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만큼 선생님들이 행복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죠. 하지만 우리 성문고등학교 선생님들은 71년도에 개교한 이래 지금까지 한분도 재직 중에 중병에 걸리거나 돌아가신 분이 없습니다.
본인도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월급을 받지만 월급이 없어도 좋을 정도로 너무너무 감사하다. 건강해서 감사하고 이렇게 공기 좋고 나무와 숲이 우거진 곳에서 교편생활을 하는게 너무 감사하다.
## 퇴임 후 활동 성문고등학교와 사회로부터 너무 많은 혜택과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제 학교에서 교장으로서 거저 받은 은혜에 대해서 퇴임 후 보답하며 헌신으로 돌려드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보통의 교장선생님들이 퇴임하면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저는 오히려 받은 혜택과 은혜를 다시 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제가 신학을 전공한 목사입니다. 그리고 책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많아서 컴퓨터 관련 서적은 어떤 책이든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열정이 큽니다. 미국에서 15년 동안 살 때는 컴퓨터를 통해서 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고 또 그를 통해 대학에서 컴퓨터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이곳에서 “월드컴퓨터네트워크“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서도 학교와 사회를 위한 봉사와 헌신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 사단법인 월드컴퓨터네트워크 WCN(World Computer Network)는 제가 학교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과 은혜를 구체적으로 보답하고 헌신으로 돌려드리고자 전개하는 활동입니다.
저녁과 주말에는 성문고를 비롯한 몇 개 학교의 컴퓨터 정보실을 이용하고, 평일 주간에는 학교앞 컴퓨터 교육센터를 이용하여 다문화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컴퓨터 및 정보화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35개국 외국인 2,000명이 넘게 WCN에서 컴퓨터 정보화 교육을 받았습니다. 고국에서 하이클래스에 속하는 외국노동자들이 한국에서 힘들게 3D업종에서 일하면서도 IT 강국인 코리아에서 정보통신 컴퓨터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 큰 자부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됩니다. 이제 퇴임 후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어떻게 알고 연락이 왔는지, 안양외고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학생들이 WCN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해달라는 내용이었죠. 제가 가르치고 외고 학생들은 외국인들 옆에서 1대 1 보조교사 역할을 하는 것인데 학생들은 외국인과 가깝게 만나서 회화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자원봉사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입니다.
지금은 외고 학생들과 성문고 WCN 동아리 학생들의 자원봉사 지원으로 더 많은 외국인들이 쉽고 편하게 컴퓨터를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양외고 선후배 학생들이 이곳에서 경험한 일들을 기록한 책을 발간하기도 했는데 그 책의 제목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라는 책입니다.
성문고 WCN동아리를 통해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여학생 한명은 봉사활동 내용을 자소서에 자세하게 기재한 내용이 통해서 숙명여대에 입학한 일도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많은 애피소드 내용으로 공모전에 응모하여 입상한 일도 있는데 이 여학생은 성문고등학교와 WCN 봉사활동을 통해서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하고 행복한 인생경험을 한 것입니다.
## 한말씀 한말씀이라고 하면 짧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얘기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함축하는 말이 될 수 있고 이 ‘감사하다’는 표현이 우리 성문고등학교를 앞으로 더욱 발전 시킬 수 있는 키워드가 될 수 있습니다.
땡큐, 고맙다는 말은 우리 성문 가족들도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감사할 조건을 가능한 많이 찾아서 감사하다고 표현한다면 나 뿐만 아니라 그 상대방에게도 행복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많습니다. 학교는 누구 한사람의 의도와 생각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본인의 위치에서 교장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명문 성문고등학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학교와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학생들의 관계가 아름답고 조화롭게 되어야 그 학교는 자연스럽게 행복한 학교가 되고 명문 학교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