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택시 파업일이었다. 그리고, 그날 내가 주관하는 ‘안양민주넷’ 송년회가 있었다. 송년회가 많은 연말이고, 모임 장소도 대중교통이 불편한 식당이어서 맘고생을 많이 했다.
다행히 행사는 많은 분들의 참여로 잘 치루었지만, 또다른 많은 분들이 “택시가 안잡혀서 올 수 없다. 미안하다”는 전화를 했다.
다음날, “택시를 탔는데, 무뚝뚝하고.. 파업에 대해서 물어봐도 아무 말도 없이 불친절하고..”라는 인터넷 댓글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택시 파업에 대해서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고, 인터넷 상으로는 택시기사들을 비판하는 댓글이 넘치고 있다.
나도 카풀이니, 우버니 하는 새로운 조류를 반대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의 반대이유를 차분히 들어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카카오에서 지금 시범운영한 대로 카풀이 실행된다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출근지라는 확인도 없이, 간단한 등록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승용차를 몰고 운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는 50년 이상, 평생을 택시기사로 일하셨다. 3남매를 굶주리지 않게 키우셨고, 대학에 가고 싶어하는 자식들은 빚을 져서라도 가르치셨다.
몸이 많이 불편해지시면서 올해에 그만두셨지만, 몇 년전부터는 회사택시 운행을 너무 힘들어하셨다. 하루 12시간씩, 한달에 25일을 일하면서도 월 150만원을 벌지 못하셨다.
택시기사들이 시대의 변화를 못따라갔다고 인정하자! 정부에서 LPG 보조금을 여러차례 해주었지만, 사주들 이익만 챙겨준 결과였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문제가 아니고, 택시업계 사주들의 문제라는 본질도 알고 있다.
그러나, 정치가 해야할 것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사 처우개선비’처럼 ‘회사택시 직원 처우개선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 1만원씩, 한달이면 25만원, 1년이어야 1명당 300만원, 10만명의 회사택시 종사원을 생각하면 연 3천억원의 예산이다. 생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에서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이 파업을 할 때, 우리는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부러워한다. 내가 그 입장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고, 파업 하루의 불편함을 참기가 그리도 어려운건가 난 우리의 민주시민의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