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임칠호 논설위원] 空手來 空手去 是人生(공수래 공수거 시인생) 生從 何處來(생종 하처래) 死向 何處去(사향 하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삶은 대체 어디서 왔는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生也一片 浮雲起(생야일편 부운기) 死也一片 浮雲滅(사야일편 부운멸)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짐이라. 浮雲自體 本無實(부운자체 본무실) 生死去來 亦如然(생사거래 역여연)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아무것도 없듯이 삶과 죽음의 오고감 또한 그러하다. (...) 고려 공민왕때 왕사(王師)를 지냈던 나옹화상(懶翁和尙)의 누님이 동생인 나옹에게 염불을 배우고 나서, 스스로 읊었다는 '부운(浮雲)'이라는 빼어난 선시다. 동양에서 빼어난 선시로 공수래공수거를 노래했다면, 서양에서 인생의 허무(虛無)를 웅변한 사람은 알렉산더 대왕이다. 이른 나이 20세에 왕이되어 세계 제일의 넓은 영토, 동쪽으로는 인더스강에서 서쪽으로는 마케도니아와 그리스까지 바빌론을 수도로 전대미문의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이 인생의 허무(虛無)를 웅변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알렉산더 대왕은 전혀 아쉬울것 없는 33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자기 시신을 넣을 관의 좌우에 구멍을내고 그곳으로 자신의 빈손을 내어놓아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는 것이다. 33세이면 아직 완숙된 삶의 연령은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깊은 철학에 이르렀을가 그의 스승 아리토텔레스의영향이었다고 보는것이 정설이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아테네 최고의 철학자 프라톤의 제자로써 왕자 알렉산더의 나이 13세 때인 B.C324년에 그의 대사大師가되어 정치 철학 윤리 수사학 등을 가르쳤다. "두려움을 정복하는 자는 세상도 정복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복자의 삶을 살아와 인생의 허무를 이야기한 알렉산더 대왕과 왕 앞에서 펜을 놓지않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생각해 보았다. 알렉산더가 손에 쥐고 싶었던 것은 혹시 겸손(謙遜)이 아니었느냐고 묻고 싶다. 오늘도 안양시민들의 행군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한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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