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임칠호 논설위원] 흥청興淸이란 고요함이 더 하여진다는 뜻으로 자연 속에서 학문과 명상을 즐기던 선조들의 일상 분위기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여기에 언제부터인지 망청 亡淸이 따라 붙어 흥청망청 興淸亡淸이라는 말이 되고 그 뜻도 ‘낭비하는 부질없는 행위’로 직하直下 되었다. 그 사연은 조선의제 10대 왕 폭군 연산군이 국정을 뒤로하고 권력으로 전국에 있는 미녀와 양마良馬를 모아 들여 주색酒色을 일삼았는데 그때 왕실 기생들에게 등급을 부여 하였으니 곧 연기가 뛰어난 자에게는<운평>, 여기에 미모까지 갖추었으면<흥청興淸>이라 하였다. 흥청은 당시 왕실 기생들이 탐내던 계급이었다. 한양 근교에서 벌어진 연회에 흥청 천여명이 동원되고 이들을 길러내는 기생학교도 있었다하니 그 힘은 짐작 할 것 같다. 나라의 곡간은 텅텅 비고 관리들은 일손을 놓았으니 백성들은 빈곤과 질병에 허덕이고 시달렸다. 매일 주지육림 酒池肉林에 빠졌던 연산군도 결국 중종반정으로 퇴각하여 강화도에 유배 병사하였다. 흥청으로 인하여 망하는 나라 꼴을 본 백성들은 이때부터 흥청대면 망하게 된다는 흥청망청을 곱 십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낭비가 심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국가부채가 600조에 이르렀다고 한다. 멀쩡한 가구와 고급 여행가방이 길가에 즐비하다.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청소 분야가 몸살 중이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서도 어느 관리의 입에서도 근검절약 이야기는 없다.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운동>, 양면복사, 이면지 사용, 후드뱅크food bank, 음식 남기지 않기 운동 등을 이야기 하면 꼰데 인가?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작은 정부론도 폈다. 오늘도 안양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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