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무 임 승 차 無 賃 乘 車

임칠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3/11 [06:54]

무 임 승 차 無 賃 乘 車

임칠호 논설위원 | 입력 : 2020/03/11 [06:54]

경부 고속도로 금강 휴게소에는 이 고속도로 공사 중 사망한 77명의 위령탑이 세워져있다.

그앞을 지날때마다 '공사방해자들은 한자리씩 해먹고 이미 떠났는데 불쌍한 인부들만 언 땅속에 묻혀있다‘는 마음이 든다.

나는 이 공사에 1원도 보태지 않고 이용만 하는 무임 승차자이다.

의왕시 청계동 백운호수 주변에 있는 운동 시설을 즐기다 보면 나는 이 호수공사에 1원도 보태지 않고 이용만 하는 무임 승차자 임을 고백하게 된다.

1953년 준공한 이 호수는 장비가 없던 시절 몽리구역蒙利區域 (농경지에서 관개시설을 통하여 물의 혜택이 미치는 구역) 농민들이 부역(賦役 비럭질)로 나와 등짐으로 둑을 쌓아 만든 인공호수 人工湖水이기 때문이다.

다음 숫자를 처음 대하면 잠시 어리둥절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군인의 복무기간 변천사라고 하면 금방 알 것이다.

36ㅡ33ㅡ30ㅡ26ㅡ24ㅡ21개월, 나는 물론 3년6개월 만기 제대 국민이다.

숫자의 변덕을 보면서 중얼거릴 때도 있지만 내가 존경하는 88세이신 6.25 참전용사 한 분을 뵐 때 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북괴 남침 때에 18세였으니 애잔한 마음이 든다. 사변 때 내 나이는 8세였으니 한 일이 없다.

역시 무임승차 자 이다.

어디 이뿐인가?

보릿고개를 넘을 때도, 산림녹화로 강산을 푸르게 할 때도, 호롱불을 전기불로 바꿀 때도, 식량자급을 이뤄낼 때도 한 일이 없어 부끄러울 뿐이다.

모든 혜택을 누릴 때 마다 무임 승차자 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무임승차표에 불을 붙인다.

연기 없는 불꽃으로 우리의 마음 밭에 간직 되기를 바라서이다.

오늘도 안양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 지기를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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