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표현하는 말은 많기도 하다. 부랄구로 부터 학우 전우 환우 등......, 그러나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면서도 유의 못하는 친구가 있으니 곧 쟁우 諍友 remonstrant friend 나의 잘못을 충고해 주는 벗이다. 모든 제품이 '검사'를 필하듯 사람의 행위도 쟁우를 통한 여과를 거쳐야 하는데 너 나 없이 그냥 쏟아낸다. 특히 국민의 이해와 관계되는 정책은 관련 기관간의 충분한 협의와 전문가의 조언으로 최대 공약수를 찾아 국익은 물론 시비와 갈등의 최소화를 기하여야겠다. 알렉산더 대왕은 약관 20세에 즉위 세계제일의 영토로 전대미문의 대 제국을 건설한 영웅이다. 그가 큰 과업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타계시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 空手去‘ ㅡ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깊은 철학을 몸으로 보여 줄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최고 석학碩學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에 기인하였다고 한다. 장례식날 관棺 양 옆에 낸 구멍을 통하여 내민 두 손은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다. 왕의 웅변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천도 漢陽 遷都라는 큰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학국사 無學國師의 힘이 컸다고 한다.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ㅡ 그대는 이윽고 죽어야할 운명임을 상기하라,는 뜻이다. 서양 어느 왕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한 신하에게 단일 업무를 부탁하였다. 자신이 등청할 때 문을 열어주며 memento mori 라고 한마디만 하고 종일 휴식하라는 것이다. 아침마다 이 말을 듣는 왕은 오늘이 나의 마지막 일수 도 있다는 마음으로 모든 업무를 당일 처리하는데 노력하였으며 후세에 지적거리를 남기지 않으려고 정직을 최선의 정책으로 삼아 명군이 되었다고한다.
1968년 부터 5년간 제2대 주한 일본대사를 역임한 가나야마 金山政英씨는 한국을 매우 사랑한 일본 관리로 재임 중 포항제철과 서울 지하철건설에 일본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등 한일 관계 발전에 공로가 큰 인물로써 1997년 11월 88세로 세상을 떠나며 "유골 절반은 한국땅에 묻어 달라, 저 세상에 가서도 한 일 두 나라의 돈독한 관계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유언을 하였다. 이에 따라 유골 일부는 경기도 파주 천주교 묘지에 묻혀있다. 나라를 넘어선 쟁우가 아닌가 한다. 일본사람 이야기라고 친일파란 소리를 들을 지라도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다. 며칠 전 대기업 회장이 "우리나라에서 기업하는 것은 천형(天形?天罰 하늘로 부터 받는 벌)을 받는 것과 같다." 라는 말을 남겨둔 채 타계하였다. "서울 놈은 비만 오면 풍년이란다" 란 속담처럼 농사일을 전혀 모르면서 극히 적은 지식을 가지고 전문가처럼 행세하는 꼴은 부끄러운 일이다. 쟁우를 모시자 그리고 그의 말을 경청하자. 쓴 나물은 몸에 좋고 쓴 소리는 심령에 좋다. 오늘도 안양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 지기를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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