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임칠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11/23 [08:06]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임칠호 논설위원 | 입력 : 2020/11/23 [08:06]

들엔 오곡이 황금물결 치고 산엔 단풍이 불타는 평화의 계절이다.

때를 잊지 않고 찾아준 경축사절단(?) 철새들이 펼치는 춤 사위가 장관이다.

이 절기에 우리민족은 국가적 제천 祭天 행사로 추수감사제 秋收感謝祭 를 가졌으니 곧 고구려의 동맹 東盟 등이다.

이렇게 오래 이어지고 있는 한 韓 민족의 감사 정서는 생활화 되었다.

감사 행사는 물론 인사 화두도 ' 감사합니다' 로 감사는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족하지 말고 감사의 깊이를 더 하였으면 한다.

감사는 말만으로는 부족하여 마음과 함께 생활의 표현이다.

그래서 추수감사절은 thanks giving 이다. 곧 드리는 감사이다.

감사에는 '조건부 감사'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가 있다.

전자는 구하는 것이 이루어 졌을 때 감사이고 후자는 역경 중에 드리는 감사이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고난 중에 드리고 있는 감사이다.

고난은 우리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금같이 다듬으려는 시험이기도 하다.

감사의 나무에 기쁨의 꽃이 피고 행복 열매가 달린다. 신神은 흉년에 감사하는 농부의 밭을 기억한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즐기는 감사의 가시적 시작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콜럼버스가 벌견한 신대륙을 찾은 청교도들로 부터가 아닌가 한다.

지금으로 부터 400년 전인 1620년 12월 21일 아메리카 대륙 플리머드 바위 앞에 인디언들의 눈에 낯선 사람 102명이 내렸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고국인 영국을 떠나 대서양의 거센 물결 4,800km를 가르고 천신만고 끝에 상륙에 성공한 청교도 淸敎徒 puritan 들이다.

출발 시에는 101명 이었으나 긴 항해 중에 1명이 죽고 2명이 태어나 신대륙에 도착한 102명, 그것도 겨울을 나는 동안 52명이 동사하여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명이 봄을 맞을 수 있었으니 이것이 오늘날 미국의 시작이다.

이들은 마음씨 고운 인디언 추장을 만나 바다에 나가 게와 가제 새우 고둥 소라를 잡아 겨울을 연명하고 봄부터 농사를 하였다.

그해 가을 옥수수 첫 열매를 가랑잎 바구니에 담아 하늘을 향하여 받쳐 들고 감사 하였으며 이 풍습이 1885년 한국 선교와 함께 우리나라에도 전해 졌다.

금년은 제한된 일상에 감사가 묻혀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는 여전하다.

정호승 시인은 "나무는 뿌리만큼 자라고 사람은 눈물만큼 자란다"고 하였다.

눈물 섞인 물을 많이 마시는 한 해이다. 그러나 눈물 속에 있는 진한 감사를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행복과 불행 사이에 다행이 있다.

“온 세상 하얗게 질려 마스크 안에 숨어 있는 입술인데 웃음 꽃은 보인다" 라고 노래한 이도있다.

오늘도 안양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 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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