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천재지변 보다 더 무서운 우한 폐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집에만 있어라"라는 처방을 아카페 사랑으로 결속된 가족들이 생활 최후의 보루 堡壘인 가정에서 견뎌내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반복 되는 소일에 지루함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가족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산행을 즐기는 가정이 늘고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 골프, 보트, 등산 등 야외 스포츠가 커질 전망을 내 놓은 학자도 있는데 이 기회에 산과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며, 4계절 그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은 神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안양 근교에 있는 관악산 629m, 청계산 618m, 수리산 489m, 삼성산 481m 등, 어느 산을 오르던 봉래 蓬萊, 금강 金剛 , 풍악 楓嶽 ,개골 皆骨 4계절의 변화를 만끽 滿喫 할 수 있어 우리나라 산은 모두 금강산이라 할 수 있다. 잠시 속세를 뒤로 한 등산객들을 기다리는 선경 仙境, 풋향이 코를 찌르는 봄산, 녹음과 꽃들에 덮힌 여름산, 맑은 물이 씻어낸 청아 淸雅한 임상 林相 들이 붉게 변하는 가을 산, 하얀 이불 속에서 푹 쉬고 있는 겨울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는 것 같다. 요즘 산에 오르다 보면 부부가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고 있다. 한손에 메모장을 쥐고 아빠 엄마와 함께 오르는 중학생 ㅡ학교에서 과제로 내준 ‘경기도 산 조사하기’로 멀리 용인에서 처음 들린 수리산이라 한다. 깔깔 대며 오르는 형제 자매들, 손에 손 잡고 오르는 연인들...., 모두가 <산에서 만나는 내일들>이다. 마음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잠시 일상을 뒤로하고 배낭 背囊 하나 메고 봄산에 오르면 소월의 두견화 杜鵑花가 분홍 저고리 받쳐 입고 맞아준다. 여름산에 오르면 나무들이 피톤치드 phytoncide를 피부 구석구석에 뿌려 준다. 가을 산에 오르면 밤, 상수리, 머루, 다래가 배낭에 가득하다. 옥색 하늘에 떠 있는 횐 구름이 시상 詩想을 노크한다. 겨울 산에 오르면 발은 눈에 빠져도 스릴thrill은 만점이다. 모여드는 새들에게 모이를 뿌려 주고 눈밭에서 나누는 믹스 커피 맛은 필력이 둔하여 새들의 노래로 가름한다. 학생들이여, 연인들이여, 부모님들이여, 젊은이들이여, 당신들은 산에서 만나는 내일들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전장에서 달빛에 일기를 썼습니다. 당신들도 전염병으로 국민이 신음 소리를 낼 때 일기를 써 주십시요.. 등산으로 힘을 기릅시다. 그리고 내일을 그려 봅시다. 오늘도 안양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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