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디로 가십니까 늦었지만 떠나 온 고향을 지키러 간다. 父子간에 나눈 정겨운 문답이다. 60년대 부터 시작된 이농 離農은 80년대엔 극에 닿아 우리나라는 농촌 공동화 農村 空洞化로 빈집과 휴경 농지가 군데 군데 보였다. 애써 일 하여도 군색한 살림이 반복되는 농사를 집어 던지고 도시로 나가 날 품팔이 라도 하는 것이 생계를 유지 할 수 있겠다는 농민들의 회심回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 마을에서는 노인들이 서울로 이사하는 청년을 붙잡고 “나 죽거든 장사라도 치러주고 가지, 상여는 누가 메는가?” 라 하였다고 한다. 상공업의 급격한 발달로 농촌 인력의 이동에 따라 농업 생산성은 저하되고 도시는 주택, 도로, 학교 등의 부족으로 도, 농 都農 모두 어려운 시기였다. 그 후 수십년간 계속된 도농간의 불균형은 2010년대부터 서서히 바란스가 유지되는 기미를 보였으니 '장수시대의 도래‘ 가 열쇠라고 보아야겠다. 인간 수명이 길어짐에 직장에서 60세 정년 후에도 2~30년간 일을 할 수 있으니 연금 생활자들이 귀향하여 자연을 즐기며 인생 이모작 二毛作을 하는 것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도시 가족들과 수시로 왕래하며 여유 있는 생활이 부러움이 아닐 수 없다. 도로와 농로가 포장되어 농기계운용이 원만하며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어 도시와 다를 바 없다. 귀향자들은 학력이 높고 사회 경력이 풍부하고 다양하여 이웃 간에 기능을 나누어 상부상조 하므로 아쉬움이 없다. 같은 직장에서 정년한 여러 가구가 이웃하여 승용차 윤번제 운행으로 생활비를 절감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면面단위에서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여가선용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취미를 통하여 자아실현 및 친교도 나눈다. 경기도 양평군 Y.D면 자치위원회에서는 천연화장품 만들기, 밴드, 사물놀이, 서예, 사진, 색스폰, 그림, 요가, 커피교실, 탁구, 댄스, 하모니카, 詩作 등의 강좌를 펴고 있다. 강의 수준도 높은바 이는 도시 생활 중에 익힌 전문성 소지자들이 강사로 위촉되기 때문이다.농촌의 지적 자산들이다. 동네 시인이 작사한 면가 面歌를 행사시 마다 불러 애향심을 키워가고 있다. 이 모두가 장수시대가 만들어 낸 신기롬이다. 세계 최 고령국가 일본에서는 70세 정년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지난 3월 28일 도교올림픽 성화 봉송자에 105세 할머니기 끼었다. 우리나라 농촌마을회관에도 청년회 간판이 있고 회원 가입 상한 연령은 65세이다. 71세가 청년회장인 마을도 있다. 집 앞에 자동차가 세워져 있고 듬직한 농기계가 넓은 들판을 지키고 있다. 청량한 공기, 맑은 물, 시원한 숲과 이것들을 품고 있는 땅, 이곳이 유토피아 utopia 무릉도원 武陵桃源이다. 농촌의 속살이 알차게 채워지고 있다. 이 또한 자연의 섭리 攝理가 아닌가 한다. 오늘도 안양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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