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탕, 탕 ㅡ 20여년 전 필자의 글 제목이다. 평화스런 농촌에 땅 바람이 불어 이색적인 간판 땅과 탕, 그리고 고급 승용차가 즐비한 때가 있었다. 땅은 인류가 집을 짓고 곡식과 샘을 내어 살아가는 터전인데 언제부터인가 투기와 축재의 수단이 되었다. 탕湯은 땅을 팔고 사면서 지친 몸을 보신하려고 먹는 똥개 탕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탕湯은 보신한 몸을 식히려고 모여드는 사우나이다. 가격을 당기고 늦추느라고 긴장된 근육을 풀고 뛰는 맥박을 잡는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집에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란 글이 있다. 도시에서 풍족하게 사는 언니가 시골 여동생의 집에 가서 농촌 생활의 비천함을 지적하는 중 말싸움으로 번져 동생 왈 "지금 생활에서 땅만 여유 있다면 겁날 것 없어, 악마조차 무섭지 않다" 라고 하는 말을 악마가 엿듣고 "됏어! 나와 한판 승부를 해볼까?" 악마는 동생의 남편 바흠에게 접근하여 하루에 1,000 루불만 지불하면 하루 종일 걸어 얻은 땅을 다 자기 것이 되게 해주는 동네로 되리고 들어간다. 단 출발지점에는 해지기 전 까지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다. 바흠은 신명나서 땅을 표시 할 도구와 먹을 것과 하인 한명을 데리고 떠난다. 걷고 걸어서 몸은 땀범벅이 되고 지쳐서 쉬고 싶었지만 땅 욕심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해질 무렵에야 출발지점에 도착한다. 마을 촌장이 나와 상당한 땅을 차지하게 된 바흠을 칭찬한다. 그러나 기진맥진한 바흠은 쓰러졌고 하인이 부축해 일으켜 세우려는데 이미 그는 피를 토하고 죽었다. 하인은 어쩔 수 없어 땅을 파고 그를 묻었는데 그가 차지한 땅은 2m가 조금 넘었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욕 기사가 이어 달리기를 하고 있다. 공직자는 자기 이익에 앞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일 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를 아는 것을 진眞이라 한다면 자신과 싸우는 것은 선 善이고 자신을 이겨 놓는 것은 미 美라 할 수 있겠다. 누구보다 진, 선, 미 훈련에 충실 하여야 겠다. 톨스토이의 소설을 통하여 볼 때 땅이 惡의 쳇바퀴를 돌리기 시작한 역사는 매우 오래 된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땅 바람이 지나 갔다. 땅에 기갈이 들어 땅을 사고파는데 하루해가 짧았다. 땅에 마력 魔力이 붙었었다. 역사상 땅을 가장 많이 가졌던 사람은 마케토니아의 왕 알렉산더이다. 자기가 정복한 땅에 '알렉 산드리아‘라 이름한 도시를 70개나 건설하여 그리스 문화 형성의 거점을 삼았다고 하니 그 넓이는 측량할 수 없었다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알렉산더도 33세의 짧은 나이에 生을 마감하면서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 空手去를 외쳐 땅은 한낱 악의 쳇바퀴를 돌릴뿐임을 웅변하였다. "한세대는 가고 한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의 말이다. 오늘도 안양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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