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신문

위대한 힘 ㅡ그이름 가족

임칠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5/04 [10:30]

위대한 힘 ㅡ그이름 가족

임칠호 논설위원 | 입력 : 2021/05/04 [10:30]

T.S 엘리엇의 잔인한 달 4월이 가고 계절의 여왕 5월이 왔다. 
 
두 사건을 통하여 ‘위대한 힘-그이름 가족’ 을 보려 한다. 
 
1995년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고베시에 진도 7.8의 대형 지진이 나서 5천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그 때 흙과 벽돌더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 갔는데 유독 70대 노부부가 10m거리를 두고 기적적으로 살아있는 것이 구조대에 의해 발견 되었다. 
 
두 노인에게 생존 할 수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벽돌 더미속에 묻혀 있는데 어릴 때 부르던 동요 <고추 잠자리>가 어디선가 가냘프게 들려오기에 귀를 기울였더니 자기 부인의 음성이어서 아직 살아있는 아내를 만나려면 죽지 않아야 겠다는 각오로 견디던 중 구조대를 만났다."고 했다.
 
고추 잠자리
 
저녁 노을 질 때의 고추 잠자리
 
누나의 등에 업혀 본것은 언제 이던가?
 
열 다섯살에 시집 간 누나는
 
친정에 소식도 끊어졌네 / 중 략
 
저녁 노을 질 때의 고추 잠자리
 
장대 끝에 앉아 있어요
 
너무나 큰 사건이어서 아직도 우리 뇌에서 떠날 수 없는 김현희 사건, 1987.11.29 바그다드 발 아브다비 경유 서울행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시켜 115명의 인명을 앗아간 북한 공작원 김현희에게서 범죄 자백을 받아 내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10여년 이상 특수교육을 받은 공작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도 가족과 가족에게서 나오는 따뜻한 자극 앞에서는 손을 들고 말았다고 한다. 
 
그의 책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 고려원, 1991>에 의하면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 현옥과 현수와 외할머니가 심히 보고 싶고 어려서 왕래하던 외갓집이 생각나며 개성의 외갓집은 나의 제2의 고향집이었다. (앞의 책 vol 2 p28) 라고 술회하고 있다. 
 
친 언니 같은 간호원, 시내 백화점에서 본 쇼핑객들의 다정하고 밝은 표정, 크리스마스이브의 서울거리, 구세군의 자선남비 앞에 줄 선 사람들, 선물 꾸러미를 든 젊은이들, 성탄카드를 고르는 여학생들, 연속극 전원일기, 코스비 가족 만세 등을 본 후 “나는 스스로 소외 된 존재임을 시인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의 책 vol 1 p 297) 라고 했다. 
 
남대문 시장의 음식코너, 엄마랑 가족들을 한번 만 이라도 여기 데려다 실컷 먹게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 생각에 순대가 목에 걸렸다. 라고 했다. 

1990.4.12 사면되는 순간 - 창문을 활짝 열고 북녘 하늘을 향해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죄인에게 생명을 주어서, 하나님 이 기쁜 소식을 저의 엄마와 아버지에게도 전해 주십시오. (앞의 책 vol2 p14) 
 
김현희 역시 가정 가족, 사회의 온기에 빙산 같은 마음이 엿처럼 녹고 말았다. 
 
가정이 파괴되는 소리가 굉음으로 들려오고 있다.
 
마지막까지 혼자였던 보람이 지켜주지 못한 정인이, 국민은 지금 울고 있다. 
 
오늘도 안양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지기를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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