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마을에 대한, 사회에 대한 진심을 담은 마음이‘복지’진심을 담은 마음의 복지가 참다운 복지, 만안종합사회복지관 유정환 관장 인터뷰
복지가 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가, 그리고 코로나19시대가, 그리고 위드코로나시대가 복지를 변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앉아서 기다리는 고전적이고 피동적인 복지는 사라진지 오래고 IT기술과 산업이 접목된 최첨단 IT기술 융합적인 복지,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하여 더욱 소외되어지고 있는 힘들고 어려워진 이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가고 살갑게 맞아주는 복지, 복지관 혼자만의 복지가 아닌 이웃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돕고 위드코로나를 극복해야 하는 위드복지(with welfare)의 시대가 온 것 같다. “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는 주민센터나 복지관 등 특정된 장소에 모여서만 하나요 우리 가정에서 김장을 담글 때 우리가 먹을 김장에 더해서 3~4 포기 정도 배추를 더 김장담가서 가까운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등에 갖다주면 그게 사랑의 김장담그기 아닐까요!!” 복지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 사람들은 사랑의 김장담그기를 특정장소에서 모여서 하는 것만으로 인식을 고착화 고정화 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 어려운 사람들은 더욱 힘들어졌고, 복지관은 더욱 힘들어진 이웃들을 만날 수 없고 케어하기 어려워져서 더욱 힘들어 졌고, 후원자들은 나눔의 사랑주머니가 어려워져서 더욱 힘들어 졌다. 오늘은 만안종합사회복지관의 유정환 관장을 만나서 복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1. 인사말 만안지역의 복지 증진을 책임지고 있는 만안종합사회복지관 유정환 관장입니다. 저희 만안종합사회복지관은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장애인 등 모든 시민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복지관 운영이 중단되며 많은 시민분들과 만날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안전하게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으며 조금씩 기회를 만들어갔습니다. 계속되는 사회적거리두기로 많은 피로감을 느끼실 시민여러분, 저희 만안종합사회복지관 소식을 보시며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다시 가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 주민들의 복지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관의 노력과 주요사업 소개 ●바이올렛FC 바이올렛FC는 지역 내 다문화 가정의 아동에게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부모에게는 자녀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며 가족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동들은 유소년축구교실에서 전문강사에게 축구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또래 아동들과의 관계형성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부모들은 자녀양육코칭을 통해 모국과는 다른 한국의 양육문화에 대해 이해하며 다른 부모들과의 지지체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자녀간식 만들기, 축구장방문, 응원봉 만들기, 축구화가방 만들기 등의 활동을 통해 부모서포터즈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빌리지 레인보우빌리지는 지역 내 아동 권리를 증진하고 차별 없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이주배경 아동과 비이주배경이 함께 하는 활동입니다. 레인보우빌리지 참여 아동들은 체인지메이커 교육, 아동권리 플래시몹, 아동권리지도 제작 등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아동들도 사회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지역 내 아동권리증진을 위한 활동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사례관리 우리 복지관은 지역주민의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사례관리 사업’이란 지역 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중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주민들을 만나 함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함께 해결해나갑니다. 우리 지역에는 어린 아이를 혼자 키우시는 어머님과 아버님,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혼자 살아가는 어르신, 지역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심지어 복지서비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위와 같이 주민들과 만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 지역 내 모든 주민들이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 사례관리 사업입니다. ●1인가구 중·장년층 자조모임(참이웃모임) 우리 복지관에서는 혼자 지내시는 남성 중장년층들의 관계형성을 위한 ‘참이웃모임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8년 쯤 우리 지역에는 청년층, 노인 등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많은 중장년층 주민들이 복지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분들이 마을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한 우리는 ‘참이웃모임 사업’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약 4년 간 39명의 참여자가 우리 모임의 문을 두드렸으며 이웃들을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음주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해주는 사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3. 이트랙트 요리공간 소개 및 기대효과 2020년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이민자 체류 실태와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 취업자가 감소하고, 실업자가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국내 다문화 취업자의 직업 참여의 기회는 감소되고 있고, 장기적인 취업 보장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문 직종 취업을 위해서 자격증 취득을 시도하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이 따르고, 취업을 위한 개인의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현실에서 다문화 가정들의 지속 가능한 생계 및 일자리 유지를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합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마주한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지역 내 돌봄 기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돌봄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결식아동들의 끼니 해결이 어려워졌습니다.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급식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배달 도시락이나 아동 급식카드 사용 한도(한 끼 당 5,000원 안팎) 내에서 인스턴트식품을 사먹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2020년 10월 말 기준 안양시 결식아동 수는 총 1,540명으로 안양시 아동 수(86,190명)의 약 2%이며 만안구에는 823명, 동안구에는 717명의 아동들이 식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만안종합사회복지관은 마을을 중심으로 이러한 아동들의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여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양평촌로타리클럽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과 취업 사각지대에 있는 다문화 여성, 지역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문 조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였고, 이 교육을 지원하는 이트랙트(Eatract)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뜻을 같이하는 기관들이 모여 이트랙트 네트워크(안양평촌로타리클럽, 안양시 일자리센터, 안양시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구성하였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참여자들이 지역 내 결식아동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밀키트를 제작하여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실직과 결식 문제 해결, 경제 기회 및 서비스 접근성 제공을 통한 소외계층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돌봄 문화 조성활동들을 넓혀가기를 기대합니다. 4. 관장님 복지에 대한 소견 (복지에 대한 철학, 가치관, 비전 등등) 먼저 우리의 일속에 마음이 보이게 합시다.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기 위해 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회복지는 ‘진심을 담은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대한 진심, 마을에 대한 진심, 사회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편견 없이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복지는 이러한 진심을 기반으로 이루어질 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전문성도 기반되어야 합니다. 실천현장의 사람을 만나는 일의 이유를 먼저 살펴야 됩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실천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실천이 최선의 방법인지를 선택, 고민하는 숙고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성장합니다. 지역사회문제를 우리 기관, 조직으로 공유하고 그 문제를 동료들과 지역주민들과 해결할 때 우리는 성장하며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각자의 실천현장에서 사회복지를 사회복지사답게 실천하시길 기대합니다. 5. 만지작, 블링블링 등 재밌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차별화된 장점과 프로그램 소개 만지작프로젝트는 ‘만안을 지키는 작은 변화’라는 의미로 우리 마을의 산재한 다양한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한 모금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복지관에서는 후원자분들의 소중한 나눔으로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살피는 다양한 사업을 실천할 수 있고, 후원자분들은 매월 이러한 실천의 과정과 소식을 접하며 지역사회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블링블링은 주민모임의 하나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께서 자녀와 연령이 비슷한 지역 내 아동들에게 관심을 갖고 풍선아트를 활동 매개로 하여 결성되었습니다. 블링블링은 2017년 9월에 모임이 결성 이래로 어린이집, 작은도서관과 연계하여 풍선교육, 마을 축제 부스 운영 등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던 주민분들은 이러한 활동을 지속하며 지역사회 참여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아동에서 어르신,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이 확장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블링블링은 지역 주민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돌상(백일상) 대여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공생하는 마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돌상(백일상) 대여 활동 : 지역 내 돌상(백일상) 대여가 필요한 가정을 대상으로 저렴한 금액에 돌상을 대여하고, 1+1의 형태로 지역 내 다문화 가정에 돌상이 지원되는 활동 6.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주민들에게 덕담 한 마디 코로나19로 일상의 소중한 것들이 모두 멈추게 된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동안 늘 함께였던,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날 수 있었던 친구,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차도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시간들이 참 힘들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위험을 잘 견디어 주시고 마스크 착용과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서로를 위한 작은 배려로 일상의 회복을 위해 인내해주심 참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했기에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드 코로나로 조금씩 일상이 회복되고 있고 잃었던 활력을 다시금 되찾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날이 오듯 언젠가 우리도 온전한 일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언제 또, 어떤 위험과 위기들이 닥쳐올지 몰라 조심스러운 마음이 아직은 더 크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나간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도 안전한 시설 환경을 준비하여 이전처럼 건강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겠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7. 안양시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분들께 한 마디 우리의 일속에 마음이 보이게 합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가 머무는 실천현장의 많은 문제들이 더욱 절실하고 복잡해지며 빠르게 지나갑니다. 처음 입사했던 그 마음을 되돌아보며 일의 성장과 함께 ‘나는 과연 사회복지사답게 일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실천하는 지역사회가 좋은 땅인지요 좋은 일 하기에 마냥 행복할 것 같은데, 많은 환경이 여의치 않습니다. 이러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은 마침내 인내로 결실을 맺는 것 같습니다. '인내' 가 필요한 상황에 있다면 지금 우리의 실천현장이 좋은 땅입니다. 인내하며 사회복지를 사회복지사답게 실천하며 결실을 맺고 있는 동료, 선후배 사회복지사님들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안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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